지난해 30대 이하 귀농 가구가 통계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적정 규모에서 영농을 시작하는 등 귀농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24일 통계청의 ‘2020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는 49만 4,569명, 귀농·귀촌 가구는 35만 7,694가구였다. 전년 대비 인구는 7.4%, 가구는 8.7% 늘어난 수치다. 귀농·귀촌 가구 수는 통계조사 이래 가장 많았다.
특히 30대 이하 귀농 가구주가 1,362가구로 전년 대비 12.7%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청년창업농 영농 정착 지원 사업 등의 정책적 유인과 농업의 비전·발전 가능성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이 바탕이 됐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귀농 귀촌 실태 조사에 따르면 30대 이하에서는 귀농의 이유로 ‘농업의 비전·발전 가능성’을 꼽는 이들이 39.1%로 가장 많았다.
귀농 초기 무리한 투자를 하기보다 적정 규모에서 영농을 시작하는 ‘신중한 귀농’ 경향도 지속하고 있다. 귀농 가구당 작물 재배 면적은 지난 2018년 3,692㎡에서 지난해 3,306㎡로 감소했다. 자기 소유의 농지 없이 농지를 임차하는 임차 가구 비중은 2019년 30.9%에서 32.1%로 늘었다. 1인 귀농 가구 비중이 2018년 68.9%에서 지난해 74.1%까지 증가한 점도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한다. 가족이 한꺼번에 이주하기보다 한 명이 먼저 영농을 시도해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는 귀농인이 많은 의성·상주·고흥·화순·임실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기존 거주지와 가깝거나 연고지 등 익숙한 곳, 영농 기반 마련이 쉬운 곳으로 귀농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귀농 전 거주지를 보면 의성은 대구·경북이 71.4%, 화순은 광주광역시가 78.5%, 임실은 전북이 59.0%를 차지했다.
농식품부는 귀농 귀촌 통계조사 결과의 흐름과 특성에 맞춰 하반기에는 신중한 귀농을 위한 사전 준비 지원, 귀촌인의 다양한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 정착지 특성을 반영한 지역별 자율 프로그램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특히 언택트(비대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인구 저밀도 지역 선호 등 생활양식이 변하면서 귀농·귀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만큼 농업·농촌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