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이달 들어서만 여섯 번째 사상 최고치 랠리를 펼치며 ‘3,300’이라는 미지의 문을 열었다. 그동안 증시를 억눌렀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표로 뚜렷이 확인된 것이 지수 상승의 동력이 됐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코스피지수에도 불구하고 동학 개미의 표정은 밝지 않다. 올 상반기 증시는 경기민감주가 주도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성장주를 집중 보유하고 있어 상승 잔치에서 소외된 모습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6.74포인트(0.51%) 상승한 3,302.84로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새로 썼다. 이날 장 중 코스피는 3,316.08까지 치솟아 3,310선도 뚫었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 1월 25일 3,200선을 돌파한 후 5개월 만에 3,300선 위로 올라섰다. 이날 증시를 밀어올린 것은 기관과 외국인이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5,895억 원, 2,49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은 8,203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신고가를 여섯 번이나 새로 쓰는 등 전형적인 상승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소위 ‘불장’을 체감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쇼크 이후 대부분 주식이 동반 상승하던 지난해 증시와 달리 ‘오르는 주식만 더 오르는’ 선별적인 장세가 펼쳐졌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올해 상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의 우려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던 증시 환경에서 경기민감주들의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성장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어 큰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가 안정되고 경제가 정상화되는 하반기로 접어들며 다시 ‘성장주의 시간’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기저 효과로 이익이 크게 증가한 시클리컬(경기순환) 기업들이 상반기 주목받았다면 하반기는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진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들에 다시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