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최재형 감사원장이 애초에 문재인 정부와 다른 태극기 부대에 가깝다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해 '최재형, 윤석열과 앙시앙 레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최 원장은 '요새 이런 얘기가 들려'라며 먼저 정치 얘기를 꺼내곤 했는데 전형적인 태극기 부대의 논리였다고 한다"며 "일본과 무역분쟁이 일어났을 때 '일본하고 이러다가는 나라 망한다'는 식이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제목에서 언급한 '앙시앙 레짐(Ancien R?gime)'은 프랑스어로 '구체제'를 뜻한다.
그는 일각에서 최 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주자로 키운 건 문재인 정부라는 데 대해 "아픈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색할 필요까진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어찌 한 길 사람 속을 알겠느냐"며 "최 원장은 처음부터 어색했다. 반부패정책협의회 등 청와대 회의에 참석해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쉬는 시간에도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내내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또 "생각해보면 최 원장은 우리 사회 구주류의 '총아'가 될 자격이 차고 넘친다"며 "경기고, 서울대 법대, 판사 경력에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친인척들은 그가 생각의 성벽을 견고하게 쌓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라며 "월성 1호기에 대한 '정치적 감사'는 이런 정서와 배경에서 싹텄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른다. 혁명은 반드시 반혁명을 낳는다"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가장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세력이 검찰과 원전 마피아"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은 이 세력을 대표한다. 그래서 두 사람의 도전은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는 개혁세력과 저항세력이 맞서고 충돌하면서 빚어진 필연적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 말하는 건 역사적 맥락을 개인의 취향으로 떨어뜨리는 오류를 낳는다"며 "문 대통령이 개혁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윤석열의 난'과 '최재형의 난'도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어렵다. 개혁이란 동그란 네모를 굴리는 것 같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절뚝거리면서도 뒤뚱거리면서도 밀고 나가는 수밖에"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원장은 2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감사원장직 사퇴를 계기로 최 원장이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