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모기가 돌아왔다. 우리에게 그저 성가신 존재인 모기는 말라리아 등을 옮겨 매년 세계적으로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모기를 '지구에서 가장 치명적인 동물'이라고 규정한다.
2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모기 대처법'을 소개했다. WP에 따르면 플로리다대 위생곤충학연구소 에바 버크너 조교수는 "모기가 특정한 사람에게 더 끌리는 이유는 다양한데 안타깝게도 대부분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남들보다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도 모르게 모기를 유혹하는 요소를 없애고 싶겠지만 그런 요소 대부분은 인력으론 어찌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모기의 습성을 알면 조금은 피할 수 있다. 모기는 인간이 호흡할 때 내뱉는 이산화탄소를 탐지해 공격대상을 선정한다. 따라서 주변 사람보다 숨을 크게 쉰다면 모기의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땀과 열 등도 모기를 매혹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모기는 어두운색 옷에 더 이끌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모기는 꽃의 꿀샘에서 나오는 꿀을 먹이로 삼기 때문에 꽃향기가 나는 향수가 모기를 불러들이는 유인물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마늘을 먹거나 비타민B를 섭취하는 민간요법은 효과가 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 모기퇴치용으로 팔리는 시트로넬라 초도 모기를 쫓는 데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버크너 조교수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허가를 받은 모기 기피제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미 환경보호청(EPA)에 등록된 디에칠톨루아미드(DEET)나 이카리딘, 레몬유칼립투스 성분이 들어간 기피제가 대표적이다.
다만 디에칠톨루아미드는 신경계통에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데다 일부 국가에선 사용이 제한되는 성분이기 때문에 습진이 있는 등 피부가 민감할 경우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모기의 산란을 막는 게 있다. 모기는 고인 물에 알을 낳는 만큼 주변에 물이 고인 곳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부 모기 종은 1.6㎞ 이상 비행할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분수와 같이 물을 비울 수 없는 곳이 있다면 방역 처리가 필요하며 이때는 박테리아인 비티아이균(Bti)을 활용한 살충제 등 친환경적 제품을 쓰는 방식이 추천된다.
여러 노력에도 모기에 물렸다면 물린 부위를 긁지 않는 것이 좋다. 감염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가렵다고 바로 긁기보단 물린 곳을 미지근한 물과 부드러운 비누로 씻어낸 뒤 가려움을 잠재워주는 칼라민로션 등 약을 바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