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달러화가 넘치면서 위안화가 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출이 호조세인 데다 중국 자본 시장으로 투자금이 유입된 데 따른 결과다. 중국 시중은행들은 급증한 외화예금을 운용할 투자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중국 외화예금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35.7% 증가한 1조 100억 달러(약 1,143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외화예금이 1조 달러를 처음 돌파한 데 이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외화예금 증가는 수출 확대와 현지 자본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은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또 중국 시중은행들은 외화예금 운용 차원에서 주식 및 채권 투자 등 중국 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시중에 달러화가 대거 풀리면서 위안화가 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인민은행은 외화예금 증가세에 난처한 입장이다.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으로 외화보유액을 2017년 이후 꾸준히 3조~3조 2,000억 달러 수준으로 유지해왔는데 이를 관리하기가 어려워졌다. DBS은행의 타이무르 바이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달러화가 외환보유액에 쌓일 경우 미 재무부가 주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 인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자국 내 금융 기관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기존 5%에서 7%로 2%포인트 인상했다. SCMP는 “달러화를 위안화로 바꾸려는 현지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강세 기조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면서 “이는 중국 정부가 피하려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