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칭)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설 곳으로 서울 용산과 송현동 후보지를 선정한 가운데 부산시는 “문화 분권과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 유치를 요구한 지역들에 대한 무시이자 최소한의 공정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함과 동시에 강력히 반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문체부의 이번 결정은 일방적인 밀실 행정과 지방과의 소통 부재를 드러낸 문제이자 현 정부의 핵심 국정 목표인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는 결정”이라 비판했다.
부산시는 지난 5월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화 분권 및 균형발전을 위해 이건희 미술관 입지선정을 공모로 하자고 제안한 바 있으며 부울경 전체 국회의원, 부산 여·야·정, 영남권 시·도지사까지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또 부산예총, 지역미술계, 부산상공회의소에서도 비수도권 유치를 희망하는 많은 시민들의 열망의 의지를 계속해서 전달했다.
최근 10년간 세워진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 21개소 중 38%인 8곳이 수도권에 있고 국립미술관 4곳 중 수도권에 3곳, 청주에 1곳 소재하고 있어 이번 ‘이건희 기증관’ 또한 서울에 건립된다면 전체 80%의 국립미술관이 수도권에 들어서게 된다.
또 올해 완공될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 2024년 지어질 국립한국문학관 또한 인천과 서울에 건립 예정인 만큼 수도권 문화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이건희 기증관’까지 서울 용산 또는 송현동에 건립된다면 대한민국은 ‘수도권 일극주의’로 치달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큰 우려를 표시했다.
박 시장은 “비수도권 국민도 수도권 수준의 문화·예술을 향유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며 “지역 격차가 갈수록 심화하고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방에 대한 전면적인 인식 전환을 촉구한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