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눈치력’으로 치열한 예능 세계에서 살아남은 이수근이 ‘눈치 코치’로 돌아왔다. 허를 찌르는 애드립과 화려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그가 이제는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한다.
7일 오전, 넷플릭스 스탠드업 코미디 ‘이수근의 눈치코치’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김주형 PD, 이수근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수근의 눈치코치’는 25년간 누구보다 빠른 ‘눈치력’으로 치열한 예능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노하우와 ‘사람’ 이수근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낸 넷플릭스 스탠드업 코미디.
TV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져가는 시기에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흔치 않은 장르를 선택한데 대해 김주형 PD는 “다른 프로그램을 같이하면서 이수근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다. 그때 이수근이 ‘어린 시절의 사진을 보면 나는 계속 눈치를 보고 있더라’고 말한게 재미있게 들렸다”며 “그러고 보니 1박 2일에서 눈치를 계속 보고 계시더라. 그게 어릴 때 사진 이야기와 오버랩 되면서, 이수근의 눈치로 인생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이수근이 눈치로 예능의 일인자 된 것처럼, 관객들에게 ‘눈치 노하우’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제목이 탄생했다”고 제목에 얽힌 의미를 밝혔다.
‘이수근의 눈치코치’는 ‘눈치’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그 과정에서 이수근이 살아온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김 감독은 “다른 프로에서도 이수근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프로그램처럼 집약적으로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거나, 이경규 강호동 등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푸는 것은 이 프로가 처음”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수근은 “감독과 같이 회의를 하는데 감독이 ‘그냥 편안하게 어렸을 때부터 눈치보고 살아왔던 이야기를 힘 빼고 해달라’고 하더라”며 “또 감독이 ‘형 재미있는 거 안다. 편안하게 해달라’고 말하더라. 그러다 보니까 내 가족사라던지, 존경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의 틀을 깨는 코미디로 화제를 모았던 ‘유병재의 블랙코미디’, ‘박나래의 농염 주의보’ 등 과거 스탠드업 코미디와는 다른 ‘이수근의 눈치코치’만의 매력도 있다. 이수근은 “MIC가 무기다. 그동안은 내 얘기를 지인들과 소주 한 잔하면서 소소하게 얘기했다면, 이번엔 내 이야기를 마이크를 들고 세상에 알렸다”며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야기라 사실에 근거해서 이야기했다. 따라서 편하게 공감할 분들도 많을 것 같다”고 매력을 전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수근은 애드립이나 현장에서의 재치가 강한 사람이다. 이번 코미디 쇼에서도 그런 부분이 많이 부각돼서, 이전까지의 스탠드업 코미디와는 다를 것”이라고 차별점을 꼽았다.
‘이수근의 눈치코치’의 관전 포인트는 ‘공감’과 ‘눈치 비법’이다. 평소 보지 못했던 긴장한 이수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 감독은 “관객에 있어서도 평소 눈치를 많이 보시는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관객을 많이 모시기 어려운 만큼 눈치와 관련된 사연을 주신 분들을 초대했다”며 “다양한 사연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수근은 “20명에서 30명 정도 되는 관객분들에게 눈치에 대한 코칭을 해준다. 그분들에게 해답도 드리고 같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며 “내가 긴장을 많이 해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입술이 하얘지는 게 보일 것”이라고 재미 요소를 덧붙였다.
이처럼 코로나로 인해 관객 수가 십여 명대로 축소될 수밖에 없던 만큼, 스탠드업 코미디에 필수적인 현장감이 부족하다는 어려움도 있었다. 감독은 ‘베테랑 이수근’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하고자 했다. 김 감독은 ”환경적인 어려움이 가장 컸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때는 1500명 ~2000명 정도의 관객을 모시고 흥 넘치게 녹화를 했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관객분들의 호응도 이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더라“며 “혼자 나와서 여러 관객을 모시고 자신만의 입담을 가지고 끌고간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이수근이 말을 굉장히 잘했다”고 설명했다.
이수근은 새로이 도전한 스탠드업 코미디에 대한 소감과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수근은 “공개 코미디는 사전에 이야기하고 만들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자연스러움인 것 같다”며 “스탠드업 코미디는 짜여있지 않은 자연스러움 속에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 속에서 공감하면서 웃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서다보면 늘 아쉬움이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많은 분이 웃을 준비가 되어있을 때 그때 내 모든걸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피디와 이수근은 ’이수근의 눈치코치‘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포부를 밝혔다. 김피디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이수근의 인생이 평범하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라고 느꼈다”며 “결국 인생에 굴곡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살다 보면 잘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수근은 “난 자면서도 꿈을 생각했고,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인생이야기를 이 프로그램에 담았다. 청소년들이나 다른 분들도 나를 보시고 힘을 얻으시면 좋겠다”며 “이 프로그램이 한국의 코미디를 외국에게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넷플릭스 스탠드업 코미디 ‘이수근의 눈치코치’는 9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