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예년보다 70% 올랐다.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 브라질은 가뭄으로, 콜롬비아는 반(反)정부 시위로 커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다. 조만간 전 세계적인 커피 가격 인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은 지난달 초 파운드당 1.7달러에 가깝게 치솟았다. 4년 반 만의 최고치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70%나 급등했다.
지난해 전 세계 원두 수출의 16%를 책임진 브라질에 91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덮친 영향이 크다. 원두 재배에 필요한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그나마 있는 물도 수력발전에 먼저 사용돼 문제를 키우고 있다.
두 달째 이어진 콜롬비아의 반정부 시위도 한 원인이다. 정부의 세금 인상안에 반발한 시위가 인상안이 철회된 지금까지 계속돼 물류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 통상 4~6주였던 운송 시간이 두 배 이상 늘어나 원두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미 농무부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에서 주로 생산되는 아라비카 원두의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급증한 원두 가격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일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커피 체인점 치보는 지난달 14일부터 커피 값을 50센트~1달러 인상했다. 특히 원두 선물 가격이 약 3~9개월 시차를 두고 수입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커피 가격을 올리는 업체들이 많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