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학교폭력(학폭)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야산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광주의 한 고등학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동급생 11명을 가해자로 특정했다.
14일 광주 광산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등 혐의로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 재학생 11명을 입건했다고 전했다.
유가족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17)군 사망 배경에 학폭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동급생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A군이 생전에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목격했거나, 알고 있는 내용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이들 동급생 11명이 가해자로 지목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A군을 고의적으로 기절시키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폭행에 가담하거나 성추행하며 이를 방조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A군에 대한 폭행 당시 상황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일부 학생들을 두고는 당초 촬영 목적이 유포인 지 등을 조사해 적용 가능한 혐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수사 절차상 이들 11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구체적인 혐의 입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학교 폭력에 연루된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법리 검토를 거쳐 엄정 수사할 방침"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A군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19분쯤 광주 어등산 팔각정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은 교실에서 가해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A군의 모습이 찍힌 영상과 숨지기 전 남긴 편지 등을 근거로 학폭 의혹을 제기했다.
A군이 남긴 유서에는 학업 스트레스 관련 내용도 있었으나, '심한 장난을 말려줘서 고맙다'며 일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