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본사인 서린사옥은 지난 2019년 공유 오피스 형태로 리모델링해 기존 고정 좌석제 및 부서별로 나뉜 사무공간을 공동 업무 및 휴식공간으로 조성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좌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원하는 자리에서 원하는 시간에’ 근무하는 것이 SK이노베이션에서는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개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기업 문화를 혁신한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재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한 방송사에 출연한 SK이노베이션 직원의 자유로운 근무 모습은 유튜브 등을 통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평소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를 강조해 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이 계열사 내부의 문화도 수평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SK이노베이션과 계열사들은 기존의 보수적인 정유화학 기업 이미지에서 △사무실, 복장, 좌석 등 외형의 변화 △수평적인 분위기 △임직원 워라밸 등을 중심으로 자율적 문화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로 ‘선택적 근무제’와 ‘공유 좌석제’를 꼽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은 권장 협업 시간(오전 10시~오후 3시)을 제외한 시간은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근무 시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직원들은 개인 사정에 맞춰 동료들보다 일찍 출근해 일찍 퇴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밖에 SK이노베이션은 다른 기업과 달리 출근 시 복장에 제한 없이 반팔, 반바지 등 착용을 권장하는 ‘쿨비즈 캐주얼’ 제도도 도입했다. SK이노베이션 계열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의 한 직원은 “회사 환경과 복장을 바꾸니 사내 분위기도 자유롭게 변화했다”며 “회사의 문화가 정말 ‘이노베이티브’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혁신적인 기업 문화에는 최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딥체인지’가 함축적으로 반영되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그동안 “익숙한 사업모델을 바꾸고 혁신하라”며 임직원들에게 ‘딥 체인지’ 가속화를 위한 역량 강화를 주문해왔는데, 사업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문화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고 효율성을 한층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