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가운데 하산 도중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홍빈 대장이 정상 등정 이후 하산 과정에서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현지에 있던 해외 등반대가 구조에 나섰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산악연맹은 김홍빈 대장의 실종 소식을 듣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김 대장은 18일(현지시간) 오후 4시 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047m)를 등정했다. 김 대장은 이번 등정으로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를 15년 만에 완등한 최초의 장애인으로 기록됐다. 비장애인으로는 마흔네 번째이며 한국인으로는 엄홍길·박영석·김재수·한왕용·김창호·김미곤에 이어 일곱 번째다.
하지만 이 회장에 따르면 김 대장은 정상 등정 뒤 하산 과정에서 조난을 당했다. 김 대장은 해발 7,900m 부근에서 조난된 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 58분 구조 요청을 보냈지만 구조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단독 등반 중 조난을 당했지만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산을 향한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김 대장은 2006년 가셔브룸2봉부터 14좌 완등을 시작해 2007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 등정에 성공했으며 2009년에는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하는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