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상] "3초만에 37만명 제쳐"…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 '뒷문' 또 열렸다

개발자 모드에서 특정 문구 입력하면 바로 접속 가능

예약 대기자들 분노

20일 자정께 37만명 넘는 인원이 대기 해 예상 대기 시간이 26시간 12분 가량인 상황에서도 인터넷 브라우저의 개발자 모드에서 특정 문구를 입력해 단 3초만에 예약 페이지에 접속했다./김성태 기자20일 자정께 37만명 넘는 인원이 대기 해 예상 대기 시간이 26시간 12분 가량인 상황에서도 인터넷 브라우저의 개발자 모드에서 특정 문구를 입력해 단 3초만에 예약 페이지에 접속했다./김성태 기자




만 53~54세에 대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지난 19일 오후 8시에 시작된 가운데 비공식 통로를 통해 사전예약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약 시스템 '뒷문'이 다시 열린 것이다.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됐을 때 크롬 등 인터넷 브라우저의 개발자 모드에서 특정 문구를 입력하면 대기 없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었다. 이날 0시 3분 기준 37만명 넘는 인원이 대기 해 예상 대기 시간이 26시간 12분 가량인 상황에서도 단 3초만에 예약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스마트폰의 '비행기 모드'를 활용한 접속 방법도 대기열을 뚫을 수 있다고 전해졌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14일 55∼59세 대상 사전 예약을 진행하면서 예약 페이지에 직결되는 링크를 열어 둬 이른바 '뒷문 예약'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달 1일 얀센 백신 사전 예약 시에도 시작 시점보다 3분 빠른 지난 5월 31일 오후 11시 57분에 예약이 시작됐다.



질병청은 “시간을 추출하는 방식이 잘못되어있는 코딩 오류가 있었다"며 “현재 관련 코드는 수정해 반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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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상 허점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예약 대기자들은 분노했다. 공식 경로로 예약 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최대 몇 시간씩 대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A(27)씨는 "말 잘 듣는 사람들만 손해보는 느낌이다"며 "왜 이런 우회 경로도 못막는지 정부에 짜증이 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오후 광주 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고등학교 3학년과 교직원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연합뉴스지난 19일 오후 광주 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고등학교 3학년과 교직원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전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이 또다시 먹통이 됐다. 한꺼번에 예약자가 몰려 시스템이 멈추는 현상이 반복되자 연령대를 세분화해 예약을 받았지만 장애 현상이 되풀이된 것이다. 예약 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한 대기가 끝났지만 ‘빈 창’이 나타나거나 ‘연결 거부’ 문구가 나타나며 접속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했다. 홈페이지에 접속이 아예 안 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질병청은 전날 “현재 사전예약 접속자 쏠림으로 인해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고자 클라우드 서버를 긴급 증설한다”며 “서버 증설 작업은 현재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이날 “어제(19일) 8시는 클라우드 서버가 동시접속자 처리를 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다”며 “오늘 50-52세 사전예약 개시 때는 어제 22시에 증설된 클라우드 서버 운영 규모를 유지한 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접속 장애에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어머니의 백신 접종 예약을 해드리려고 했다는 B(27) 씨는 “정부는 대상자 모두가 예약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어머니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놓칠까봐 걱정된다”며 “정은경 청장이 접속 장애가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또다시 오류가 발생하니 정부에 대한 신뢰가 점점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53)씨는 "나는 딸이 도와줬지만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예약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며 "백신을 넉넉히 확보했으면 이런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분노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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