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위구르족 안써요"…美 압박에 몸사리는 中 기업

美상원 강제노동 방지법안 가결

제재 가능성 커지자 해고 잇달아

신장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후 불매운동 대상이 된 H&M의 중국 베이징 매장 모습. /UPI연합뉴스신장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후 불매운동 대상이 된 H&M의 중국 베이징 매장 모습. /UPI연합뉴스




중국 위구르족의 노동력 사용을 중단하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 시간)보도했다. 위구르족의 ‘노예노동’ 문제가 국제 인권 현안으로 부각된 데 따른 자구책이다. 노동시장이 악화하면서 기업은 비용이 늘고 위구르족 입장에서도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라 새로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애플에 터치스크린을 납품하는 중국 업체 렌즈테크놀로지는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취업 프로그램’으로 고용했던 노동자 2,200여 명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미국에서 위생 마스크를 판매하는 허베이 하이신그룹도 신장 출신 노동자들과의 재계약을 중단했다. 나이키를 위탁 생산하는 태광실업의 중국 공장도 위구르족 노동자들을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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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 당국은 신장 지역 위구르족에 대해 집단으로 직업훈련을 시킨 뒤 중국 내 각 지역 공장에 대량 송출하는 이른바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이 프로그램에 강제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이를 통해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했을 뿐 아니라 정부 보조금까지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황은 변하고 있다. 앞서 미 상원은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수입을 전면 차단하는 ‘위구르족 강제 노동 방지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위구르족의 노동력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다만 개인적 의지로 일자리를 얻은 위구르족까지 해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 자문 업체인 올라이트스톤브리지그룹의 켄 재닛 선임고문은 “미국과 중국, 윤리와 이윤 사이에서 기업들이 매우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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