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일명 동학개미 운동이라고 불릴만큼 주식 투자 열기가 높아지면서 증권사 취업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과거 신랑감 1위로 증권맨이 꼽힐 만큼 증권사는 높은 연봉에 복지제도까지 갖춘 선호 직장이다. 다만 경쟁이 치열하고 개인 성과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크다. 서울경제신문은 진학사 취업정보사이트 캐치(CATCH)의 도움을 받아 재무평가(약 8만개 법인 기준)와 재직자 평판(조직문화, 복지, 성장성 등)을 기초로 대형 증권사 5곳을 소개한다.
NH투자증권은 동학개미 열풍에 따른 수수료와 기업공개(IPO),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채무 보증 수수료 덕분에 올해 실적이 가파르게 뛰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2,57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7%나 뛰었다. 재직자 만족도 조사에서 연봉 및 복지 만족도(100점 만점)가 91점으로 가장 높았다. ‘업무가 끝나면 상사 눈치를 안 보고 퇴근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7%가 ‘그렇다’고 답했다. 83%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평가했다.
17년차 한 직원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직원이 많아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분위기”라며 “다소 보수적인 기업문화와 복장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입사 5년차 다른 직원은 “실적 압박이 적은 편”이라면서도 “회사의 여러 지시를 빠르게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1분기 영업이익은 4,191억원, 당기순이익 2,968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202%, 177% 늘었다. 동학개미 열풍 이후 증시로 개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로 늘어난 덕분이다. 재직자 만족도 조사에서 여러 지표 중 연봉 및 복지 만족도가 79.6점으로 가장 높았다.
입사 2년 차 한 직원은 “증권업계 1위라는 평가가 나올만큼 대내외 이미지가 좋은 회사”라며 “이 때문에 더 치열하게 일하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3년차 다른 직원도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라며 “반면 경쟁이 심한 편”이라고 아쉬워했다.
삼성증권은 삼성그룹의 증권사다. 삼성증권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076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2019년 대비 30% 급증했다. 실적이 오르면서 모든 직원 연봉도 2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직자 평가에서 연봉 및 복지 만족도가 83.9점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한 배경이다. 연봉 인상률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 53%는 ‘5% 이상 올랐다’고 답했다.
입사 8년차 한 직원은 “급여와 비교하면 야근을 안 한다고 느낄 정도”라며 “여러 복지 중에 구내식당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3년차 다른 직원은 “마땅히 단점을 찾기 어렵다”며 “삼성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KB증권은 KB금융지주 자회사다. KB증권도 다른 증권사처럼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256억원으로 2019년 대비 65% 증가했다. 직원 평균연봉도 1억 2,300만 원에서 1억 2,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연봉 및 복지 만족도 점수는 78.3점이다.
입사 2년차 한 직원은 “퇴근이 정말 빠르고 야근이 없다”며 “다만 남성을 더 우대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9년차 다른 직원은 “복지, 급여 모두 흠잡을 데 없다”며 “(합병이 이뤄진) 현대증권과 KB증권 두 개의 조직 문화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974년 설립됐다. 올해 1분기 급여는 6,642만 원으로 다른 4개 증권사 보다 높았다. 연봉 및 복지 만족도가 81.4점인 이유다. 다른 평가 지표가 70점대인 점인 것과 비교된다. 특히 성과급 수준에 대해 응답자 37%가 ‘월 급여 기준 300% 이상’을 선택할 정도다. ‘성과급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그쳤다. 입사 6년 차 한 직원은 “기존에 있던 수직적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며 “성과급과 복지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입사 10년 차 다른 직원은 “입사하기 어렵지만 입사하면 회사를 나갈 걱정이 없다”며 “다만 업무 강도가 세고 기업 규모에 비해 시설 투자를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본부 소장은 “동학개미 열풍이 후 취업준비생들의 증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높은 연봉과 성과급만큼 개인 성과의 부담도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