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 끝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페이드는 고급 기술에 속한다. 페이드 샷은 왼쪽으로 휘는 드로에 비해 거리 면에서는 덜 나기기 때문에 손해다. 하지만 탄도가 높고, 그린에 떨어진 뒤 많이 구르지 않아 프로 골퍼들이 핀을 곧장 공략할 때 자주 애용한다.
최근에 나온 가장 유명한 페이드 샷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19년 2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여준 샷이 아닐까 싶다. 당시 우즈는 9번 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로 보냈다. 앞에 커다란 나무가 있어 그린을 곧장 공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즈가 9번 아이언으로 친 샷은 왼쪽으로 향하다 오른쪽으로 엄청 나게 휘더니 그린에 떨어졌다. 이 놀라운 샷을 두고 당시 중계진은 “타이거, 아티스트”라고 극찬했다.
페이드 샷을 치는 요령을 뭘까. ‘원조’ 김민선(34) 프로는 “기본적으로 페이드는 아웃-인 궤도로 휘둘러야 한다”며 “스윙은 평소대로 하되 자세만 바꿔보라”로 조언했다. 우선 평소대로 타깃을 향해 똑바로 선다. 그런 다음 왼발은 뒤로 빼고, 오른발은 살짝 앞으로 내민다. 우즈가 ‘슈퍼 페이드’ 벙커 샷을 날릴 때의 영상을 보더라도 왼발이 극단적으로 뒤로 빠진 오픈 스탠스를 취한 걸 확인할 수 있다.
김 프로는 “오른 다리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클럽 궤도가 바깥쪽으로 자연스럽게 흐른다”고 설명했다. 팔로 스루 때는 손목을 돌리면서 클럽을 잡아 채는 게 아니라 손목의 각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앞으로 좀 더 뻗어준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샷의 휘는 정도는 드로와 마찬가지로 많은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감을 익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