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복판에 등장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는 건물주 지시로 그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주 A씨와 친분이 있는 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와 대화를 나누었다”며 “벽화를 그린 이유는 정치적 이유는 아니라고 한다”고 전했다. 지 대표는 “벽화를 그린 이유는 (A씨가) 윤 전 총장이 헌법적 가치관이 파괴되어 출마했다는 말을 듣고 시민으로 분노했기 때문”이라며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말하려는 뜻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와의 대화 내용을 게재했다. A씨 소유 건물 1층에 들어선 서점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중 해당 벽화 내용이 등장한다. 지 대표가 먼저 “이 건물 외벽에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벽화가 있는데 상업시설에 그래피티아트가 있는 점이(궁금하다)”고 묻자, A씨는 “벽화는 작가에게 부탁해서 며칠 전에 완성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A씨는 “왜 그랬냐면 윤 전 총장이 헌법적 가치를 위해 출마했다고 하는 것이 가소롭더라”며 “그래서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표현하려고 벽화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건물주인 A씨는 지난 20일 지 대표의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게재하기도 했다.
A씨 소유의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위치한 건물 1층 외벽에는 총 6점의 벽화가 그려져있다. 첫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 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혔다. 두 번째 벽화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벽화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쥴리’라는 이름은 김씨 관련 지라시에 등장한 것이다.
김씨 비방 소재의 벽화가 알려지고 논란이 확산하자 서점 앞에서는 진영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건물 앞에 스피커가 달린 차를 세워놓고 방송을 하는 등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반면 친여 성향 시민은 “힘내시라”며 서점에 지지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윤 전 총장 측은 29일 건물주이자 서점주인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행히 이 분(A씨)이 담대함으로 흔들림이 없다”며 “서점에서 일하는 분들이 안전하게 일하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 이렇게 선한 시민들의 자유를 위한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