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 11명이 29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자고 다짐했다. 간담회를 주선한 이준석 대표는 오는 8월 출발할 이른바 ‘대선 경선 버스’와 관련해 “저희가 잘 안내하겠다. 내년에 함께 이 멤버가 다 모여 승리를 자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공정한 경선과 당내 화합을 거듭 강조했다. 대선주자들도 사생활은 물론 가족 문제까지 들춰내 헐뜯는 과열 경쟁으로 국민의 눈총을 사고 있는 여권의 대선경선을 의식하며 마타도어가 없는 ‘원팀 경선’을 치루자는데 공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 소속 대선 주자 11인과 함께 ‘제20대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 간담회’를 개최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박진 의원, 김태호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윤희숙 의원, 하태경 의원, 장기표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대표 등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간담회는 8월 시작될 대선 경선에 앞서 대선 주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취임 후 50일의 기간에 우리 당 대선 후보 풀이 풍성해졌다”며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국민의 관심이 우리 당으로 향해서 오고 즐겁고 시너지가 나는 경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8월 23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출범해 9월 15일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하는 스케줄을 다시 한 번 공지했다.
김 의원은 가장 먼저 나서 “경선 과정에서 인신공격이나 마타도어를 하지 않아야 한다. 그 약속을 어겼을 때는 강력한 페널티를 줄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 의원도 “국민들이 ‘나라를 맡기면 뭔가 미래가 기대가 된다’ 이런 마음이 들도록 경선이 정책, 비전, 담론 싸움이 돼서 국민의 마음을 들어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최 전 원장도 “경선과정에 있어서 정책과 비전과 미래를 논하는 그런 경선 돼야 한다는 말씀을 정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서 힘을 합쳐 정권 교체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박 의원도 “우리는 여당이 (경선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런 진흙탕 싸움, 중상 비방 이런 건 절대 하면 안 되겠다”며 네거티브에 대한 자제를 요구했다. 하 의원도 “우리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원팀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전 의원과 원 지사는 이날 중도층과 청년층을 공략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대선의 승부처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당에서도 중수청의 마음을 꼭 얻을 수 있도록 여기에 포커스를 맞춰주시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원 지사도 “청년·중도층 그리고 그동안 우리 당에서 충분한 관심과 소통을 기울이지 않았던 국민들이 혹시 따로 멀리 있지 않은지 우리가 찾아가고 (해서) 참여의 장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도 “ 우리 경선이 청년에 희망을 주는 경선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청년들이 문재인 정부를 외면하며 우리 당을 보고 있고, 우리는 간절한 절규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도 이날 “새 당사에서 이 대표를 모시고 내년에는 우리 당이 꼭 잘됐으면, 정말로 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황 전 대표는 본인이 이끌었던 4·15총선과 관련해 “꼭 한가지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이야기를 자제했던 부정선거”라며 “이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면 국민만 피해를 보니 특검으로 끝내자”고 주장했다. 부정선거 의혹은 전임 지도부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별로 신빙성을 두지 않는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이에 하 의원이 “사실상 부정선거 논란이 종결됐다고 본다”며 당에서 공식 입장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경선룰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안상수 전 시장은 “여론을 가지고 1차 경선을 컷오프(탈락)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본다”며 “30만 당원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경선이 축복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당 경준위가 1차 경선에서 8명의 후보를 100% 여론조사로 뽑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발이다. 이에 대해 최 전 원장은 “저는 경선 룰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고 당이 정해주신 대로 따르겠다”며 에둘러 안 전 시장을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