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건대 옵티머스 투자' 검찰은 무혐의, 법원은 "불건전 운영"…왜 엇갈렸나

한 시민이 전동바이크를 타고 서울 광진구 건국대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이후 ‘가짜 수산업자 로비 사건’이 터지면서 봐주기 수사 의혹까지 제기된 가운데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법원이 같은 사안을 다룬 별개의 소송에서 검찰과 정반대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나 건대 충주병원 노조가 제기한 항고 사건을 검토 중인 서울고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 ‘불기소 처분’한 건국대 옵티머스 투자…행정법원은 ‘문제 있었다’ 판단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건국대 법인은 교육부의 징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지난 23일 패소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건국대가 사립학교법과 교육부 지침을 어기고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에 120억 원을 투자했다며 징계를 내리는 동시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도 사립학교법 위반, 배임·횡령 혐의로 유 모 건국대 이사장과 건국대 수익사업체 ‘더클래식500’의 최 모 사장을 고발했다. 사건을 검토한 검찰은 지난 5월 혐의 없음으로 이들을 불기소했지만, 같은 사안을 다룬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사실상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서울동부지검 전경. /연합뉴스


①검찰 “임대보증금이 기본재산인지가 중요” vs 법원 “펀드 투자가 ‘의무부담행위’인지 봐야”



서울경제가 법원 판결문과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를 살펴본 결과 두 기관은 ‘사건의 쟁점’을 바라보는 시각부터가 달랐다. 검찰은 “사건의 쟁점은 임대보증금이 수익용 기본재산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봤다. 사학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기본재산과 관련한 의무를 타인에게 부담할 때는 교육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건국대는 임대보증금은 기본재산이 아닌 만큼 이를 펀드에 투자할 때 교육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학법에는 기본재산 중 하나로 부동산이 명시돼 있지만 임대보증금에 대한 규정은 없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유 모 건국대 이사장과 건국대 수익사업체 ‘더클래식500’의 최 모 사장이 사학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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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법원은 사건의 쟁점이 “임대보증금이 수익용 기본재산인지 여부가 아니라, ‘수익용 기본재산을 감소시킬 수 있는 행위’가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봤다. 이어 “임대보증금을 재원으로 한 건국대의 펀드 투자는 의무부담행위이므로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옵티머스 펀드에 임대보증금으로 투자를 했다가 원금이 손실되면 기본재산인 부동산으로 변제해야 할 위험도 있는 만큼, 교육부의 승인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②검찰 “펀드 투자에 합리적 이유 있어” vs 법원 “펀드 매입 자체가 자금 불건전 운영”


유 이사장과 최 사장이 투자 및 재산 관리를 올바르게 했는지에 대한 판단도 엇갈렸다. 교육부와 노조는 이들의 부주의한 투자 이후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했다며 두 사람에게 횡령과 배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건국대 측은 더클래식500이 지난해 1월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옵티머스 펀드가 안정적인 상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투자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건국대 측의 판단에) 나름의 합리적 근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시 지켜야 할 절차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절차 위반이 곧바로 임무 위배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유 이사장과 최 사장에게 배임 및 횡령 혐의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인해 투자를 했다'는 건국대의 주장에 대해 “교육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펀드를 매입한 것 자체가 자금을 건전하게 운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유 이사장이 학교법인의 재산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짚었다. 유 이사장이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2개월 후에야 건국대 이사회에 이를 보고했다는 이유 등에서다.

건국대가 30일 학교 홈페이지에 발표한 입장문. /건국대 홈페이지


서울고검 결정에 이목 집중…이사장 모친 ‘청탁 의혹’에 건국대 “사법기관의 독립적 판단”


형사적 판단은 행정처분에 대한 판단보다 까다롭게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여러 부분에서 엇갈린 만큼 노조가 제기한 항고를 검토 중인 서울고검도 이를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유 이사장의 모친인 김 모 전 건국대 이사장이 '수산업자 로비 의혹'으로 입건된 이 모 부부장검사와 친분을 맺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봐주기 수사 의혹이 인 것도 부담이다. 동부지검에서 해당 사건을 담당한 부장검사는 이 부부장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건국대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학교법인의 사무와 학교의 경영은 전임 이사장과는 완전히 분리, 단절돼 있다”며 “옵티머스 투자와 관련한 검찰의 무혐의 결정은 사법기관의 독립적이고 타당한 판단으로 학교는 이를 존중할 뿐 청탁한 바 없으며 청탁할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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