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30년來 최다 실점’ 김학범호, 수적 우위로 모래성 쌓았나 [도쿄 올림픽]

8강 멕시코전 3대6…1992년 이후 최다 실점

허술한 수비에 발목…김학범 “감독 대응이 잘못”

20분 뛴 이강인 “더 큰 대회서 더 좋은 모습”

김학범(오른쪽) 감독이 지난달 31일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멕시코에 진 뒤 눈물을 흘리는 이동경을 위로하고 있다. /요코하마=권욱 기자


1일 하루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 유독 잔인한 시간이었다. 일본 현지 숙소에서 전날 밤의 참패를 곱씹는 일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24시간. 2일에나 귀국 길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밤 멕시코에 3 대 6으로 크게 져 도쿄 올림픽을 8강으로 마감했다. 한국 축구 최초의 올림픽 메달인 2012년 런던 대회의 동메달을 넘어 내심 금메달까지 노릴 만하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메달 문턱도 밟지 못했다. 결승이나 3·4위전에 가야 한일전이 성사되는 대진이었는데 일본과도 못 붙고 쓸쓸히 짐을 쌌다. 6실점은 올림픽에 연령 제한이 도입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한국의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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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퇴장에 조별 리그 2·3차전을 내리 수적 우세 속에 소화한 게 돌아보면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11명 대 11명의 정상적인 조건에서 전력을 점검하지 못하고 토너먼트에 나섰다. 조별 리그 경기처럼 공격에 치중하는 사이 지면 탈락인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수비 조직력을 놓치고 말았다. 김학범 대표팀 감독은 “감독의 문제다. 감독이 대응을 잘 못 했다”며 “수비적으로 준비한 게 아니고 충분히 맞받아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연령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놓고 시간을 허비한 것도 아쉽다. 김 감독은 최종 엔트리에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를 넣어 놓고 소속팀의 차출 허락을 하염 없이 기다렸지만 끝내 함께하지 못했다. 대체 선수인 박지수(김천 상무)가 합류한 것은 일본 입성 하루 전날이었다. 박지수는 이번 대회 조별 리그 1차전이 올림픽 대표팀으로 치르는 첫 실전이었다. 소속팀 선수들의 대표팀 조기 차출을 협조한 K리그 구단들의 배려도 결과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일부 구단은 구단 내 대표팀 멤버를 빼놓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서기도 했다.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골든볼(MVP) 수상자인 이강인(20·발렌시아)은 “앞으로 더 좋은 큰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3골을 뽑았다. 멕시코전에는 후반 26분에야 투입돼 활약할 시간이 모자랐다. 동갑내기 구보 다케후사(20·레알 마드리드)가 주축인 일본은 뉴질랜드와 0 대 0 무승부 뒤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올랐다. 구보도 4경기 3골을 넣었다. 4강 스페인전에서 4호 골을 노린다.


도쿄=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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