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구글 공동창업자 부랴부랴 지분 1.2조 팔았다

알파벳 주가 56% 뛰어 차익실현

글로벌 법인세·美규제 압박 영향

석달새 지분 대거 매각 이어진듯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왼쪽)과 래리 페이지. /AP연합뉴스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왼쪽)과 래리 페이지. /AP연합뉴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회사 지분을 1조 2,300억 원어치가량 팔아 치웠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연초 대비 60% 가까울 정도로 주가가 올랐고 빅테크에 대한 각종 규제도 심해지면서 대주주인 이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모양새다.



7월 30일(현지 시간) 미 CNBC방송에 따르면 페이지와 브린은 지난 5월 이후 10억 7,000만 달러(약 1조 2,326억 원) 상당의 알파벳 주식을 매각했다. 알파벳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브린이 6억 1,000만 달러, 페이지는 4억 6,200만 달러어치를 각각 팔았다. 이들이 회사 지분을 대량 매각한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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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페이지와 브린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알파벳 주가는 연초 대비 56% 이상 껑충 뛴 상태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애플(10.5%), 아마존(4.6%) 등보다 주가 상승률이 훨씬 높다.

특히 빅테크가 규제 압박을 받는 것도 이번 매각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구글의 적’으로 불리는 조너선 캔터를 법무부 반독점국장 자리에 앉혔다. 구글을 포함한 빅테크와의 전면전을 예고한 것이다. 여기에 최저세율 15% 적용을 골자로 한 글로벌 법인세는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합의까지 이뤄지며 역시 구글의 글로벌 세 부담을 키우고 있다. 페이지와 브린이 알파벳의 주가 변동을 염두에 두고 미리 지분 매각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988년 구글을 공동 창업한 페이지와 브린은 각각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와 사장으로 재직하다 2019년 나란히 은퇴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사회 이사이자 대주주로서 주요 의사 결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전 페이지와 브린의 알파벳 지분율은 각각 5.8%, 5.6%였다. 특히 이들은 보유 1주당 10개의 의결권을 인정받고 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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