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부문에서 700만 가입자와 88%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것은 지난 10여 년간 쌓아온 차별화된 데이터 덕분입니다. 쏘카는 데이터에 ‘진심’입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을 혁신하겠습니다.”
이종건(사진) 쏘카 데이터1그룹장은 1일 서울 성수동 쏘카 사무실에서 서울경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여년 동안 외국계 기업, 카카오, 유엔 등에서 줄곧 데이터 전문가로 일해왔지만 쏘카만큼 데이터를 중시 여기는 기업은 드물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그룹장은 “쏘카의 데이터그룹 인력이 전체 임직원(350명)의 10%를 차지하고, 다른 부서에도 데이터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인력이 40명 가량 있다"며 “매출과 기업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스타트업은 물론 정보기술(IT)업계 내에서도 데이터 관련 인력은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쏘카가 이렇게까지 데이터를 중시하는 이유는 뭘까. 이 그룹장은 “쏘카의 1등 비결이 차별화된 데이터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쏘카는 택시 중개 등으로 성장해온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들과는 달리 1만 6,000대에 달하는 차량을 직매입해 운영하고 있다. 주행 데이터 외에도 하드웨어 데이터까지 전부 수집한다. 세차·정비 등 차량 애프터마켓 데이터까지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용자 데이터도 방대하다. 쏘카는 다양한 이용자 패턴을 분석해 월구독 서비스 ‘쏘카패스’, 월 단위 장기계약 서비스 ‘쏘카 플랜’ 등 각종 신상품들을 출시해 왔다.
쏘카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카셰어링에 자율주행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이 그룹장은 “자율주행이 도입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서비스들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쏘카를 이용자 집 앞으로 바로 ‘배달’하는 것은 물론 정비나 리콜이 필요한 차량들을 한꺼번에 모아 처리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율주행 서비스까지 가능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업그레이드 상품을 출시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쏘카는 현재 투자사 ‘라이드플럭스’를 통해 제주도에서 자율주행 데이터도 모으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자율주행 유상 운송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유엔 출신답게 이 그룹장은 쏘카가 보유한 데이터를 공공 문제 해결에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특히 차량 진동 데이터는 곧바로 활용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 이 그룹장은 “타이어 교체 시점을 파악하기 위해 차량의 진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 “차량들이 특정 위치를 지나갈 때마다 진동을 일으킨다면 이는 차량이 아닌 도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