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합당 시한을 이번 주로 못 박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담판을 요구하자 3일 국민의당이 크게 반발하면서 야권대통합이 길을 잃을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이 대표가 안 대표를 폄하한다고 비판하면서 ‘안철수 독자 대선 출마’ 가능성까지 꺼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판이 될 것”이라고 반박하며 양측의 감정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사실 현재 당세로 봐서 돈과 조직이 없지, 우리가 무슨 가오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라며 합당을 압박하는 국민의힘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전날 안 대표는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총합이 여권 주자들보다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금 야권은 위기 상황이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제1야당과 제2야당의 지지자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플러스 통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가 “이런 뜬구름 같은 이야기 하지 말고 저는 제발 진지하게 만나서 실질적인 합당 관련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합당 시한을 이번 주로 재차 못 박았다.
국민의힘의 압박이 거세지자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 대선 출마 카드까지 내놓으며 반박하고 있다.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권은희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합당 과정에서) 열린플랫폼이 실패한다면 야권의 외연 확장을 위해 안철수의 역할이 다시 필요한 것 아니냐”며 “어떤 플랫폼으로 대체하려 했던 부분이 지금 현재로서는 안철수가 대권 후보로 출마해서 그런 역할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많은분들이 다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 나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8월 대선 경선을 시작한다. 안 대표가 합당하지 않고 대선에 출마하면 야권은 결국 각각 후보를 내거나 다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 만약 범여권이 후보를 단일화했는데 야권은 각각 후보를 내고 대선을 치르면 승리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에 김기현 원내대표가 나서 안철수 독자 대선 출마설을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이 끝나는 오는 11월 야권후보 통합 경선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그때쯤 단일화할 만큼의 힘이 국민의당과 안 대표에게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며 “11월에 가서 어떻게 하겠다고 한다면 커다란 오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표가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이면서 양측의 합당 논의는 극적 합의와 결렬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이 대표는 “국민들은 오픈플랫폼, 플러스 통합 이런 희한한 단어들 원하지 않는다”며 “그냥 합당에 대해서 예스(Yes)냐 노(No)냐가 중요하고, (안 대표가)만나는 것에 대해서 Yes냐 No냐 답하시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