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중 세계 랭킹(2위)이 가장 높은 고진영(26)이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고진영은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CC(파71)에서 시작된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다.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적었다. 5언더파 단독 선두 마들렌 삭스트롬(스웨덴)과 단 2타 차의 공동 4위다.
첫 홀을 버디로 시작했지만 이후 다소 주춤하던 고진영은 후반 들어 13번부터 17번 홀까지 5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몰아쳤다. 2~3m 버디 퍼트를 계속 넣다가 17번 홀(파3)에서는 5m 버디를 터뜨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8승의 고진영은 메이저 대회 2승이 있고 2019년에는 올해의 선수상과 최소 타수상, 상금왕을 휩쓸었다. 고진영은 “올림픽을 앞두고 2019년 잘했을 때를 돌아보니 캐디랑 의사소통이 정말 많았더라. 그래서 일부러 캐디와 말을 많이 했다”며 “그러던 중 ‘여기는 예선 탈락도 없고 목에 아무것도 걸고 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캐디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후반에 독기가 생기더라. 중계를 보고 올림픽 꿈을 키울지도 모를 꿈나무들도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이언을 잘 치는 고진영은 “샷 감이 (직전 출전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때보다 훨씬 좋다”며 2라운드에 대한 기대를 남겼다.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33)와 지난해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김세영(28)은 2언더파 공동 7위로 출발했다. 박인비는 “이게 아마도 제 마지막 올림픽일 텐데 앞으로 기회가 더 없다고 생각하니 더 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인비와 김세영은 “선수 생활 중 이렇게 더운 날씨에 경기한 것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기온은 섭씨 36도까지 올라갔다. 그늘을 찾기 힘든 코스라 더 힘들었다. 반바지를 입고 1언더파(공동 16위)를 친 김효주(26)는 다리가 화상 입은 것처럼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한국 대표팀 4명은 모두 언더파 라운드로 출발하면서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4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고, 홈 코스의 하타오카 나사(일본)는 1언더파를 쳤다. 또 다른 우승 후보인 필리핀의 유카 사소는 3오버파로 삐끗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