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이시가키섬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섬에 가면 대만 관광객들이 자주 눈에 띈다. 대만과의 거리가 오키나와 본섬까지의 거리(약 410㎞)보다 가까운 약 230㎞에 불과해 단기 여행을 즐기려는 대만인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다. 대만 관광객을 태운 전세기나 여객선이 도착하는 날 쇼핑 시설에 가면 대만 사람들이 넘쳐난다. 한국 여행객들이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 쓰시마섬에 가서 쇼핑하고 오는 것과 비슷한 광경이다.



일본인에게도 이시가키섬은 꼭 가보고 싶은 관광지 중 한 곳이다. 울창한 열대우림에 아름다운 해변 등 풍광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2007년 일본 환경성이 섬 일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섬 도처에는 천연기념물과 국가 지정 중요 문화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시가키섬은 오키나와현에서 오키나와 본섬과 이리오모테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면적 223㎢)으로 인구가 약 5만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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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여행객들이 뿌리는 돈으로 먹고사는 도서 지역이지만 지정학적으로는 민감한 요충지다. 대만이 지척인 데다 일본·중국이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와의 거리가 15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 말까지 이 섬에 자위대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영토 확장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대함·지대공 미사일 운영 부대와 경비 부대 등 500~600명 규모다. 중국을 겨냥한 일본의 미사일 부대 배치는 이번이 네 번째다. 영국과 독일도 최근 중국 견제를 위해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5월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 전단을 남중국해에 보냈고, 독일도 최근 구축함 바이에른함을 같은 지역에 파견했다.

하지만 우리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확대에 따른 예산 확보를 이유로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예산을 감액하는 등 역주행을 하고 있다. 적의 레이더망을 피해 주요 기지를 ‘핀셋 공격’하는 F-35A 전투기는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무기다. 첨단 신무기를 갖춘 전투기 조기 배치와 핵 추진 잠수함,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 등 군사력 강화가 진정 평화를 지키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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