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폐막식 네덜란드 기수로…난민 출신 하산의 인생역전 [도쿄 올림픽]

중거리 1,500m, 장거리 5,000m·1만m 동시 메달 새 역사

1만 m 우승 뒤 세리머니하는 시판 하산. /AP연합뉴스1만 m 우승 뒤 세리머니하는 시판 하산. /AP연합뉴스




8일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 시판 하산(28·네덜란드)이 네덜란드 기를 들고 입장했다.



지난 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났지만 “살기 위해서” 2008년 고향을 떠난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한 하산이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선수’로 도쿄 올림픽 폐회식 기수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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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하산은 네덜란드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육상 선수가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대부분 폐막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일본을 떠났다. 폐막 하루 전까지 경기를 치른 육상 종목에서 대거 폐막식 기수를 배출한 이유다.

하지만 하산은 기수 중에서도 더 특별했다. 하산은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가장 자주, 오래 뛴 선수다. 그는 7일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여자 1만 m 결선에서 29분 55초 32로 우승했다. 2일 5,0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6일 1,500m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중거리 1,500m와 장거리인 5,000m, 1만 m에서 동시에 메달을 획득한 것은 올림픽 육상 역사 초유의 ‘대사건’이다.

하산은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에 도착했을 때 정말 끔찍했다. 내게는 모든 문이 닫혀 있는 기분이었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수영을 하고 싶었지만 돈이 든다는 말을 들었고, 배구를 하고 싶다고 얘기할 때도 돈이 드는 종목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떠올린 그는 “육상은 ‘무료’였다. 그리고 나는 ‘육상이 좋다’고 말했다”고 ‘전설의 시작’을 회상했다.


도쿄=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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