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프랑스 북서부 낭트 대성당 방화범이 자신을 돌봐주던 카톨릭 신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정신이 온전치 않은 용의자가 은혜를 원수로 갚은 셈이다.
일간 르파리지앵, BFM 방송 등은 9일(현지시간) 르완다 출신 낭트대성당 방화범(40)이 전날 경찰서를 찾아 남서부 방데에서 60세 신부를 살해한 것을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생로랑쉬르세브르에 있는 몽포르탱 수도원장으로 몇 달 전부터 오갈 데 없는 용의자를 수도원에서 지내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단계에서 테러 동기는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낭트 대성당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용의자는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다가 지난 5월 풀려났다. 재판을 기다리던 용의자는 지난 6월 말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7월 말 퇴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장 카스텍스 총리,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 등은 숨진 피해자에게 조의를 표했다.
용의자는 1994년 8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르완다 투치족 대학살에 가담한 후투족 출신으로 2012년 프랑스로 넘어왔다. 용의자는 아버지가 고향에서 살해를 당하는 등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다는 이유로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프랑스 당국은 2019년 용의자에게 추방을 명령했으나 재판을 이유로 프랑스에 계속 머물렀다.
앞서 15세기 고딕양식을 자랑하는 낭트 대성당은 당시 화재로 대성당 내 오르간이 불타고, 정문 쪽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부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