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델타변이 속에도 BTS 음악에 열광…관객 1,000여명 다이너마이트 떼창

■코로나 이후 첫 뉴욕 K팝 행사 가보니

20대서 50대 부부까지 남녀노소

롤린·아무노래 따라부르고 춤춰

"링컨센터 먼저 제안…저력 느껴"

15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에서 열린 ‘K팝 디스코 피버’ 행사에서 댄스팀 ‘아이러브댄스’가 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뉴욕한국문화원15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에서 열린 ‘K팝 디스코 피버’ 행사에서 댄스팀 ‘아이러브댄스’가 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뉴욕한국문화원




“다이너마이트(dynamite) 워오워~.”



15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의 야외무대인 ‘더 리스타트 스테이지’. 오후 7시를 넘어 뉴욕 하늘이 어둑어둑해지자 20대 K팝 팬들이 삼삼오오 몰려들기 시작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뉴요커들의 K팝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행사는 뉴욕한국문화원이 링컨센터와 함께 마련한 ‘K팝 디스코 피버’. 좌석이 없는 100% 스탠딩 댄스 형식이었다.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여성 DJ 겸 프로듀서 감마 바이브가 첫 곡으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틀자 1,000여 명의 관객들이 K팝 전문 댄스팀 ‘아이러브댄스’의 동작에 맞춰 말춤을 춰댔다.



이어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가 나오자 약속이나 한 듯 여러 관객들이 팔짱을 끼고 빙빙 돌면서 춤을 따라했다. 지코의 ‘아무노래’에 맞춰서는 많은 이들이 어깨춤을 들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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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20대 K팝 팬만의 것이 아니었다. 50대로 보이는 백인 부부와 어린 아이를 목말 태우고 공연을 보는 가족 외에 남성과 여성,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 한국인과 아시안계까지 모두가 K팝을 즐겼다. 가벼운 고개 흔들기를 하는 관객부터 매일 K팝 댄스를 연습한다는 팬까지 누구나 올 수 있는 클럽에 온 것 같았다.

특히 이곳에서도 브레이브걸스가 ‘역주행(인기가 없던 곡이 재조명을 받으면서 히트하는 사례)’을 했다. 댄스팀 아이러브댄스가 의자를 들고 나와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을 추자 모두가 함께 “롤린~롤린~롤린”을 외치며 같이 춤을 췄다. 블랙핑크와 트와이스의 곡도 많은 이들이 알고 따라 부를 정도였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방탄소년단(BTS)이었다. 지난해 발매된 BTS의 경쾌한 노래 ‘다이너마이트’가 흘러나오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최근 발표된 ‘버터(Butter)’도 마찬가지였다. 노래 중간중간에 “BTS! BTS!”를 외치는 목소리들이 계속 이어지기도 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장식했다. 알록달록한 옷으로 갈아입은 댄스팀이 ‘범 내려온다’에 맞춰 안무를 선보이자 관객들이 앞다퉈 사진을 찍었다. 여자 친구와 함께 K팝 디스코 피버를 찾은 로건 씨는 “행사가 대단하고 멋졌다. 원더풀(Wonderful)”이라며 “평소 K팝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중 ‘범 내려온다’는 특이하고 좋았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에 한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 탓에 마스크를 쓴 사람이 절반을 넘었다. 뉴욕의 백신 접종 완료 비율(69.7%)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만큼 K팝의 인기와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조윤증 뉴욕한국문화원 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재개관하는 링컨센터 측에서 먼저 K팝 관련 행사를 제안해왔다”며 “이곳 시간으로 광복절인 8월 15일에 행사가 치러졌는데 뉴요커들에게 큰 활력을 주고 뉴욕이 추구하는 문화 다양성에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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