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이 13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정부 공식 통계가 집값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7월부터 표본수를 확대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1.17% 상승하며 5월(0.86%)과 6월(1.04%)에 이어 오름폭이 커졌다. 특히 지난달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2008년 6월(1.80%)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은 2·4 대책 등의 영향으로 3개월 연속 하락(1.17%→0.96%→0.91%→0.86%)하며 진정세를 보이는 듯하다가 다시 대책 이전으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집값은 0.60% 올라 전달(0.49%)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 집값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0.17%→0.26%→0.40%→0.51%로 4개월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가 2·4 대책 영향으로 3월 0.38%, 4월 0.35%로 두 달 연속 줄었다.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오름폭을 키우는 분위기다. 전국 기준 전셋값은 6월 0.45%에서 지난달 0.59%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0.49% 올라 전월(0.36%) 대비 2개월째 오름폭을 키웠다.
한편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불과 1개월 만에 2억 원가량 뛰면서 11억 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는 일이 나타났다. 정부 공식 집값 통계인 한국부동산원이 ‘표본 재설계(표본 수 확대)’를 하자 단 1개월 만에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930만 원이었다. 이는 올 6월(9억 2,813만 원)과 비교하면 1억 8,117만 원 오른 값이다. 평균 전셋값 또한 급등했다.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 1,558만 원으로 전월(4억 9,834만 원) 대비 1억 1,724만 원 올랐다.
앞서 부동산원 통계가 민간 통계에 비해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통계청은 통계 품질을 통해 부동산원에 표본 설계와 표본 규모의 적절성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원은 월간 조사의 아파트 표본을 기존 1만 7,190가구에서 3만 5,000가구로, 주간 조사는 9,400가구에서 3만 2,000가구로 확대했다. 월간 조사는 지난달부터, 주간 조사는 지난달 첫째 주 통계부터 새 표본을 반영했다.
이 같은 표본 재설계 이후 부동산원의 평균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KB국민은행 통계와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KB은행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5,751만 원으로 격차가 4,281만 원까지 줄어들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를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평균 가격 등도 민간 통계와 비슷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