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사흘 만에 숨진 20대 우체국 집배원의 유가족이 "백신이 사망 원인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떨칠 수 없다"면서 방역 당국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7일 '20대 집배원 화이자 접종 3일 후 사망, 명확한 사인 및 백신 인과관계 발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19일 오전 9시 기준으로 7,000명이 넘게 동의했다.
자신을 사망한 집배원 A씨의 누나라고 밝힌 청원인은 "남동생은 화이자 1차 접종 당시인 7월에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간 수치가 약간 높은 것을 제외하면 너무나도 건강한 아이였다"면서 "화이자 2차 백신 접종 3일 후 사망을 하니 우리 가족은 '백신이 사망원인'이란 합리적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유독 아끼던 막내를 잃고 숨 쉬는 것도 고통스러운 부모님을 대신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작성하게 됐다"면서 "처음 동생이 백신을 맞는다기에 여러 차례 말렸다. 20대에게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언론 보도를 봤고, 화이자가 국내에 도입되고 거의 처음 맞는 순번이라 불안감이 컸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이어 "동생은 '누나 나 공무원이야. 설마 일 생겨도 안 좋게 하겠어, 어떻게 보면 내 상사가 우리나라잖아', '난 내 나라 믿어'라고 말할 정도로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과 열정으로 가득 찼던 20대 청춘"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청원인은 "나라에 대한 믿음과 사명감이 컸기에 동생의 죽음 이후 동생의 사명감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깨닫게 됐다"고 허탈함을 드러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사망한 집배원은 지난 7일 경기 성남 한 의료기관에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받았다. 이후 이틀 뒤인 지난 9일 새벽부터 고열과 두통 증세를 보여 타이레놀을 복용했고, 다음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청원인은 "당시 보건소에서 코로나로 인해 부검 시 가족이 입회할 수 없고, 질병관리청에서 입회할 것이라 말했다"면서 "질병청 관계자는 입회하지도 않았고 1차 부검 결과는 '사인 불명'이며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통해 조사가 진행 중이고 1~2달 뒤 결과가 나온다는 말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덧붙여 청원인은 "현재도 백신 관련 청원이 계속 올라오는 상황에서 언론에 나오는 비슷한 사례를 보면 인과성 여부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저희 가족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청원인은 "전쟁과도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상황에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 도대체 무엇을, 누구를 믿어야 이 시국을 견딜 수 있단 말인가"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