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면 1등' 농심도 경영진단…성장해법 찾을까

내수시장 경쟁 심화로 실적 악화

영업익 2Q 연속 50% 이상 떨어져

베인앤컴퍼니와 제품 라인업 정비

건기식·대체육 사업에 집중할 듯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신동원 농심그룹 회장




농심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 경영진단을 받는다. 농심이 외부 기관에 컨설팅을 받는 것은 2017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50% 이상의 영업이이익이 감소하자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린 조치다. 지난 7월부터 농심을 이끌게 된 신동원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스타트업처럼 성장하자”며 현 상황에 대한 안주보다는 체질개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취임일성으로 지시한 바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6월께부터 베인앤컴퍼니와 컨설팅을 진행중이다. 이유는 수익구조 개선이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내수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경영비용이 상승했다”며 “농심이 수익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찾기 위해 컨설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심이 컨설팅을 받은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2017년 농심은 마케팅 분야 컨설팅을 받은 바 있다.

농심 베지가든/사진 제공=농심농심 베지가든/사진 제공=농심




농심은 코로나19 정국에서 상승가도를 달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 실적 하락에 직면해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3% 감소한 17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98% 감소한 6,479억 원이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4%, 56.5% 감소한 1조2,823억 원, 456억 원을 기록했다. 농심이 최근 약 5년만에 라면 가격을 6.8% 인상한 것도 실적 하락 압박이 거셌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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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부문의 실적이 악화 돼 수익구조 컨설팅 역시 해외 사업 보다는 국내 사업에 초점을 맞췄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법인 매출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지역에서 선방해 총 3.2% 늘어났지만 국내에서는 매출이 8.4% 줄었다.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농심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품 라인업을 정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경영컨설팅을 받으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품의 SKU(제품수)를 정리한다”며 “SKU 축소,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라면과 스낵 등 경쟁이 치열한 주력사업 대신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사업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최근 론칭하고 라인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과 신(新)성장 동력 확보는 최근 출범한 ‘신동원호’의 출범 목표였다. 신 회장은 취임사에서 “잘 해온 것은 계속 잘 해나갈 것이며 잘못된 것이 있다면 고쳐나가겠다”며 “미래는 곧 성장이며 성장 없이는 미래가 없다. 임직원 모두가 젊은 피가 돼 스타트업처럼 활발하게 성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성장에 대한 고민은 농심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양식품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42억 원으로 15%가량 줄었고 매출도 15.2% 감소한 1,475억6611만 원을 기록했다. 오뚜기 역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1.57% 줄어든 361억 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역시 2분기 매출이 5,0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 줄었고 영업이익도 551억원으로 36.1% 감소했다.

반면 성장세를 이어간 CJ제일제당과 동원F&B의 경우 주력사업인 가정간편식(HMR)의 경우 성장세가 둔화 됐으나 각각 바이오와 식자재 사업 부문이 확대되며 지난해에 이어 상승곡선을 이어나가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모든 식품기업이 웃었다면 올해부터는 희비가 교차되는 시점”이라며 “성장세를 유지한 기업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다수 식품업계가 대체육 등 신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도 성장 동력 확보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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