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1번가에 들어온 아마존…월 4,900원으로 무제한 무료배송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31일 오픈

SKT 구독상품 우주패스 가입하면

구매금액·횟수 제한없이 무료배송

11번가, 아마존 OTT도 연계 검토

막강 우군과 '네·쿠·신' 3강 위협


‘월 4,900원에 아마존 무료 배송.’

11번가와 아마존이 진행한 9개월간의 프로젝트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무료 배송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했다. 주문 후 열흘이 지나야 받을 수 있던 직구 배송 기간도 미국 서부에 물류창고를 확보해 4~6일로 단축했다. 11번가는 이번 아마존 해외 직구로 유입된 고객을 통해 e커머스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e커머스업계에서 쇼핑과 콘텐츠 등을 묶어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가 고객 ‘록인(잠금)’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11번가도 아마존·SK텔레콤(017670)과의 협업을 토대로 4강 구도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11번가는 오는 31일부터 미국 아마존 상품을 11번가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아마존 미국이 직매입해 판매하는 상품 중 국내 반입에 문제가 없는 수천만 개의 상품을 선보인다. 특히 한국 직구 고객들이 선호하는 상품 16만 개 이상은 따로 선별해 ‘특별 셀렉션’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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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를 통한 아마존 무료 배송은 이날 SK텔레콤이 공개한 구독 서비스 ‘우주패스’에 포함된다. 구독 서비스는 월 9,900원의 ‘우주패스 올’과 4,900원의 ‘우주패스 미니’로 구성되는데 모두 아마존 무료 배송과 1만 원 할인 쿠폰, 11번가 3,000포인트, 구글 원 멤버십 100GB를 기본 제공한다. 우주패스 올의 경우 월 8,000~1만 원 상당의 개별 구독 상품 한 가지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우주패스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11번가 회원이면 당분간은 2만 8,000원 이상(가구 등 일부 상품 제외) 구입하면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 배송 기간은 영업일 기준 평균 6~10일 소요되며 특별 셀렉션 제품은 미국 서부에 있는 전용 물류센터에 상품을 선별 배치해 평균 4~6일로 단축 배송한다.

아마존 미국에서 하는 가격 할인이나 묶음 상품 할인, 프로모션도 대부분 똑같이 진행한다. 여기에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만 특별 할인가에 판매하는 단독 딜도 마련했다.

상품 검색이나 상세 정보 확인, 주문 정보 입력, 결제는 기존 11번가 이용 방식과 같다. 기존 아마존 구매 고객들의 상품 리뷰도 영어 원문과 기계 번역을 적용한 한국어가 함께 제공된다. 판매가는 아마존 미국의 가격을 기반으로 원화로 환산된다. 또 아마존 상품의 주문과 결제·배송·반품·환불 관련 문의를 처리하는 전담 고객센터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11번가와 아마존의 협업이 e커머스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e커머스 시장점유율은 네이버가 17%로 가장 높고 쿠팡(14%),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롯데온(5%), SSG닷컴(2%)이 뒤를 이었다. 격차를 고려할 때 11번가가 4강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거래액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아마존 직구 서비스가 흥행을 하더라도 판도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해외 직구 시장 규모는 4조 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의 2%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독 서비스의 확장으로 판을 뒤집을 기회는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쇼핑과 콘텐츠를 결합한 구독 서비스는 e커머스 플랫폼의 새로운 고객 록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11번가가 아마존과 콘텐츠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제휴를 확대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상호 11번가 대표는 “커머스에 아마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붙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아마존과의 협업은 이제 시작인 만큼 콘텐츠 서비스나 클라우드 등에서 협업 논의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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