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성범죄 전과자가 경찰서에 찾아와 여성 두 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성범죄 2건을 포함해 강도강간·강도상해 등으로 8차례나 실형을 선고받은 전과 14범으로 밝혀졌다.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7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강 모(56)씨가 29일 오전 8시께 경찰서를 찾아와 “여성 2명을 살해했다”며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씨의 주거지와 차량에서 40대·50대 여성의 시신을 각각 발견하고 그를 살인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전자발찌훼손)로 긴급체포했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이 곧 발각돼 경찰에 잡힐 것 같아 자수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2명은 강씨와 안면이 있는 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부검 등을 통해 범행 동기 및 시기, 구체적 사인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강씨는 만 17세때 특수절도로 처음 징역형을 받은 것을 포함해 강도강간·강도상해 등으로 14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 가운데 실형은 8건이며 성폭력 전력도 2건에 달한다.
강씨의 첫 번째 성폭행은 지난 1996년에 벌어졌다. 강씨는 그 해 10월 길을 가던 35세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강취한 혐의로 징역 5년에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다. 보호감호는 상습범죄자 등 재범위험성이 높은 자에게 형 복역 후 최대 7년까지 보호감호시설 또는 교도소에 수용해 재범을 방지하는 제도다.
강씨는 2005년 9월엔 차량 안에서 흉기로 28세 여성을 위협해 금품을 강취하고 추행했다. 앞서 2005년 4월 또 다른 혐의로 복역하고 출소한지 5개월 만이었다. 강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복역을 마치고 지난해 10월부터 보호감호 재집행을 받아 왔다.
출소 후 반복적으로 재범을 저지른 강씨의 행동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보호감호 재집행을 받던 그는 5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올해 5월 가출소됐다. 하지만 그는 지난 27일 오후 5시 31분께 서울 송파구 신천동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강씨는 렌트카를 타고 서울역까지 간 뒤 차량을 버리고 도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여성 1명은 도주 전 자택에서, 또 다른 여성 1명은 도주 중 차량에서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 피해자들과 (강씨가 복역 이전에 저지른) 특수강제추행 피해자가 동일 인물은 아니”라고 말했다.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을 감안해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