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중소형 아파트도…올 거래 2채중 1채 9억 넘었다

9억 초과 비중 지난달 53%

외곽도 중저가 아파트 감소에

경기·인천 등으로 수요 이동

서울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격표./연합뉴스서울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격표./연합뉴스




# 서울 노원구에서 아파트를 찾던 직장인 A 씨는 껑충 뛴 가격에 깜짝 놀랐다. 불과 지난해만 해도 9억 원 이하 단지가 많았으나 이제는 웬만한 아파트값이 9억 원을 넘어섰다. A 씨는 “9억 원을 넘으면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데 서울 외곽도 이제 중저가 아파트가 사라지는 것 같다”며 “경기나 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아파트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씁씁해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더 치솟으면서 중소형(전용 60~85㎡) 단지도 9억 원을 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중소형 아파트 2가구 가운데 1가구는 9억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싼 경기와 인천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지역 집값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 2채 중 1채는 9억 초과=서울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8월 23일까지 거래된 서울 중소형(60~85㎡) 아파트는 총 1만 1,638가구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소형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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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보면 이 가운데 5,909가구(51.7%)는 9억 원을 초과하는 가격에 거래됐다. 2가구 중 1가구가 고가 주택 기준인 9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거래 가격 9억 원을 초과하는 서울 중소형 아파트 비중은 계속 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30.7%였지만 지난해 35.3%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3월 46.7%로 저점을 기록한 후 거래 집계가 거의 완료된 7월에는 53.0%을 보이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

고가 주택이 늘면서 일반 서민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은 줄어드는 추세다. 국토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9억 원 초과 중소형 아파트 비중이 0%인 지역은 2019년에는 강북·관악·중랑구 등 3곳이었지만 지난해 0곳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고가 지역은 늘어났다. 올해 25개 서울 자치구 가운데 14곳은 9억 원 초과 거래 비중이 과반을 넘겼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85.7%)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86.7%), 광진구(84.4%), 동작구(83.8%)에서는 비중이 80%를 웃돌았다.



◇서울 너무 오르자 경기로 수요 몰려=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거래액이 9억 원 이하인 주택에 대해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가, 9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LTV 20%가 적용된다. 시가 15억 원 이상 주택은 대출이 한 푼도 나오지 않는다. 수억 원을 현금으로 동원할 수 있지 않는 이상 서울 중소형 아파트는 대다수 무주택자에게 ‘그림의 떡’과 같은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 상당수 수요는 서울 인접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경기 아파트 거래량의 절반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9만 3,784건으로 경기 거래량 28만 5,246건의 32.9%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이달 25일 기준으로 서울이 3만 1,320건, 경기는 11만 946건으로 비중이 30%를 밑돌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서울 거래량이 감소하고 경기 거래량은 증가하는 추세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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