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003670)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모집액 대비 6배에 육박하는 자금이 쏟아졌다. 포스코그룹이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하는 전기차 부품(2차전지) 계열사라는 점에서 추후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몰렸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이날 1,2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7,1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800억 원 어치 발행하는 3년물에 4,400억 원이 들어왔으며 400억 원 규모로 모집한 5년물에는 2,700억 원이 몰렸다. 키움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대표 주관 업무를 맡았다.
자금이 쏟아지면서 발행금리도 회사의 민평금리 대비 낮게 결정될 전망이다. 신고서(1,200억 원 발행) 기준 3년물은 -7bp(1bp=0.01%포인트), 5년물은 -2bp 수준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추세였음에도 회사의 신산업 전망을 높이 평가한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평가했다.
우량한 신용등급(AA-)과 2차전지 사업을 중심으로 한 매출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019년 신사업 진출의 일환으로 양극재 생산업체인 포스코ESM을 합병하면서 그룹 내 2차전지 소재 부문을 전담하고 있다. ESG채권으로 발행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친환경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었다. 포스코케미칼의 음극재와 양극재의 제조·판매 부문은 전기차 수요 증가와 LG화학과의 장기 공급계약에 힘입어 외형이 커지고 있다. 2019년 2,190억 원이던 에너지소재부문의 매출액은 올 상반기 4,171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이번에 조달된 자금을 전액 기존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만기는 내년 10월이지만 금리 전망과 자본시장 상황 등 여건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가 몰리면서 포스코케미칼은 최대 2,0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하는 것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