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북동부의 인구 밀집 지역에서 폭우를 퍼부으면서 밤새 최소 41명이 사망하고 20만 가구가 정전 사태를 겪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기후위기에 따른 것이라며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뉴욕에서만 아파트 지하에서 11명, 차량에서 1명 등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특히 퀸스와 브루클린에는 아파트 지하를 불법 개조한 숙소들이 적지 않아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전날 뉴욕에서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다.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에 내린 시간당 약 8.91㎝의 비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뉴욕시 지하철 곳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해 15∼20대의 지하철에서 밤새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 이에 뉴욕시는 3일 오전 5시까지 비상 교통수단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뉴욕주 서쪽에 접한 뉴저지에서도 23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사망자 대다수는 차량에 갇힌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펜실베이니아와 메릴랜드주에서도 사망자 발생이 보고됐다.
폭우로 인한 재산 피해도 상당하다. 뉴저지에서는 미연방우체국(USPS) 빌딩의 지붕이 무너졌고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스쿨킬강이 범람해 고속도로가 물에 잠겼다. 또 뉴욕과 뉴저지·펜실베이니아에서는 20만 가구가 정전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연방기관을 총동원했다. 특히 북동부가 석유 생산의 핵심 지역인 만큼 유가 안정을 위해 비상조치를 시행하고 즉각적인 피해 평가를 위해 드론 사용도 승인했다. 그는 “아이다 같은 극심한 폭풍은 기후위기가 현실임을 보여준다"며 “현 시대에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력망 등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학자들도 이번 홍수의 원인을 기후변화와 도시 환경으로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더 많은 비를 머금었고 넓은 포장도로 때문에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해 홍수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