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주담대 금리 0.45%↑…코픽스 상승폭 4배

상승세 가파른 가계대출 금리

대출 옥죄기에 금리인상 겹쳐

이달 주담대 금리 2.8~4.3%로

은행 전세자금 대출도 줄인상

실수요자 부담 갈수록 커질 듯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금융 당국의 대출 옥죄기에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며 차주에 대한 압박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은 우대금리를 깎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는 한편 지표 금리 상승폭을 웃도는 대출금리를 통해 수요 억제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추가 가계 부채 대책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80~4.30%다. 지난 5월 말(2.35~3.88%)과 비교하면 금리가 0.42~0.45%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지표 금리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와 비교하면 3.5배에 달한다. 올 5월 18일부터 주담대 금리에 적용된 4월 기준 신규 코픽스는 0.82%, 8월 18일부터 적용된 7월 신규 코픽스는 0.95%다.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최대 0.45%포인트 상승하는 새 코픽스는 0.13%포인트 올랐을 뿐이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오름폭이 지표 금리인 코픽스 상승 폭의 4배에 이르는 셈이다.



신규 코픽스가 아닌 신(新)잔액 코픽스를 따르는 주담대 변동금리도 같은 기간 2.284~4.01%에서 2.673~4.38%로 상승했다. 최저·최고금리가 각각 0.389%포인트, 0.37%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신잔액 코픽스는 변화가 없다. 규제 탓에 지표 금리보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더 많이 올랐고 이는 다시 대출 부담으로 더해졌다.

관련기사



지표 금리보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은 금융 당국의 가계 부채 총량관리책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4월 가계 부채 대책을 통해 10%에 달하는 가계 부채 증가율을 올해 말까지 5~6%대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신용대출의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등의 강력한 규제를 동원하고 있다. 지난달 NH농협은행과 농협·상호금융 등 개별 목표치를 넘어선 금융기관이 대출을 중단하는 사태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목표치를 초과하지 않기 위해 각 은행이 내놓은 고육지책이 우대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우량 고객에게 금리를 깎아주던 것을 줄여 사실상 금리 인상 효과를 가져왔다. KB국민은행은 이달 3일 주담대와 전세자금 대출 변동금리를 일제히 0.1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도 6일부터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0.2%포인트씩 더 높이기로 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집값이 오르는 만큼 대출 수요가 늘어났음에도 금융 당국의 총량규제에 따라 차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리 상승 속도는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당장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 금리가 오르고 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면 지표 금리인 코픽스도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한은이 올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크다. 그만큼 금리 상승 폭도 커지게 된다.

금리도 오르지만 금융 당국이 내놓은 추가 대책으로 가계대출의 문턱도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취임 일성으로 “기존 대책을 추진하면서 추가로 필요한 게 있는지 다각도로 검토해보고 보완 사항을 만들어보려고 한다”며 가계 부채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김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