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과거 불법 비자금 조성 사건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들의 증인신문 자체가 부적법해 증언내용이 허위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위증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훈 부장판사는 9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신 전 사장 등은 과거 ‘남산 3억원’ 사건으로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서로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산 3억원 사건은 17대 대선 직후 이 전 행장이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를 받아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측에 당선축하금 3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앞서 이들은 이 사건과 관련해 신한은행 자금 2억6,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각각 벌금 2,000만원과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공범 관계에 있는 공동 피고인은 다른 공동 피고인에 대해 증인이 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현재 대법원 판례상 공범 관계에 있는 공동 피고인은 증인 자격으로 다른 피고인에 대한 증언을 할 수 있으나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공범인 공동 피고인을 다른 공동 피고인에 대한 증인으로 신문하는 현재의 재판 실무는 재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