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전사'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강경파 성향인 친강(秦剛·55) 미국 주재 중국 대사가 전직 미국 고위관료들과 화상회의 도중 미국을 두고 “제발 닥쳐 달라(please shut up)”는 비외교적 표현을 썼다고 미국 정치잡지 내셔널리뷰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친 대사는 지난달 31일 미중 양국 협력 증진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미중관계전국위원회(NCUSCR)가 주최한 비공개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지난 7월 워싱턴에 부임한 친 대사를 환영하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친 대사의 발언은 친 대사의 기조연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도중에 나왔다고 내셔널리뷰는 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 겸 아시아 수석국장을 지낸 에반 메데이로스 미 조지타운대 교수가 친 대사에게 미중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 대사는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워싱턴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면서 “우리가 서로의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제발 닥쳐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참석자들은 친 대사 발언을 듣고 놀랐다고 내셔널리뷰는 전했다.
친 대사가 회의에서 했던 기조연설문은 미국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게재됐으나 문제의 발언이 있었던 질의응답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기조연설에서도 “냉전시대 전략을 미중관계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고 터무니없다”라면서 “미국 정치인들은 미중관계와 세계에 재앙적 결과가 발생하면 이를 누가 감당할 수 있을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친 신임대사는 1988년 중국 외교부에 입부해 3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정통 외교관이다. 주영 대사관 공사와 외교부 정보·의전국장 등을 지냈다. 2005~2010년에는 외교부 대변인을 맡아 상대방을 향한 거칠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중국의 이익을 관철하고자 '공격적 외교'를 펼치는 이른바 ‘늑대전사’(전랑·戰狼) 외교관의 전형으로도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