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재산 기부…'LG의인상'에 박춘자 할머니

15년간 폐품수집 통해 기부 이어온 최복동 소방위

시민 생명 구한 김현필·이한나·정영화씨도 수여자





“남을 도울 때 가장 즐겁고, 장애인들 도울 땐 있던 걱정도 싹 사라집니다.”

한 평생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 6억여원을 사회에 기부하고 40년 넘게 장애인 봉사를 실천해 온 박춘자(사진·92)씨가 14일 ‘LG의인상’을 받으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열살 무렵부터 50여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에게 김밥을 팔아 생계를 꾸려 일명 ‘남한산성 김밥 할머니’로 불린다.



그는 이렇게 힘들게 모은 전재산 6억3,000만원을 자신보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기부금 가운데 3억3,000만원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3억원은 장애인 거주시설인 성남작은예수의집 건립을 위한 성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전 재산을 내놓은 그는 봉사도 지속적으로 해왔다. 40세 무렵부터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해 거동이 가능한 최근까지 계속해서 봉사활동에 나서왔다. 생계를 위한 김밥 장사를 60대에 그만둔 후에는 11명에 달하는 지적 장애인을 집으로 데려와 친자식처럼 20년 넘게 돌보기도 했다. 또 박씨는 지난 5월부터는 거주하던 월셋집 보증금 가운데 일부인 2,000만원도 기부한 뒤 복지시설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이처럼 자신이 지닌 모든 재산을 내놓은 박씨는 “사망 후에 남을 재산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유언도 영상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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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복지재단은 박씨 외에도 15년간 폐품을 수집해 생긴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최복동 전남 담양소방서 소방위, 강에 빠진 시민을 구조한 김현필 경북 포항남부서 경위, 조류에 휩쓸려 가는 초등학생 형제를 구조한 이한나씨, 휴가 중에도 심정지 상태로 바다에 떠내려가던 시민을 구한 정영화 대구동부소방서 소방교 등에게도 LG의인상을 수여했다.

최복동 소방위/사진제공=LG최복동 소방위/사진제공=LG


최 소방위는 조손가정이나 노인, 장애인 등 사회 안전망이 충분히 닿지 못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 2006년부터 근무하지 않는 휴일에 폐품을 수집하고 600~700만원씩 기부해왔다. 이렇게 쌓인 기부금은 1억원이 넘었다. 최 소방위는 직접 땀 흘려 노력한 대가를 기부할 수 있어 더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폐품을 모아 기부할 것”이라 말했다. 전남 완도군 보길도 중리 해수욕장에서 초등생을 구조한 이씨는 “수심이 깊어 내심 긴장했지만 엄마의 마음으로 구조할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잘 버텨줘서 고마울 따름”이라 소감을 밝혔다.

한편,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지난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62명이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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