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 조용기 목사 별세(종합)

천막교회에서 시작해 세계 최대 교회로

평생 지구 120바퀴 돌며 선교활동 펼쳐

상파울루에서는 150만명 운집한 기록도

신자 투표로 후임에게 물려주고 교회 분리도

조용기 목사./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 목사./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교회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복음 전도자이자 세계적인 목회자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 조용기 목사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 목사가 이날 오전 7시13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쓰러진 후 1년 넘게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생전에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는 메시지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조 목사는 미국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함께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로 손꼽혀 왔다.

고인은 1936년 경남 울산 울주군에서 부친 조두천 장로와 모친 김복선 권사의 5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산공고 재학 시절 폐결핵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병상에서 복음을 접한 조 목사는 이후 미국 오순절교단인 하나님의성회 소속 켄 타이스 선교사를 만나 서울 순복음신학교에 진학했다.

1958년 제4회 서울 순복음신학교 졸업식에서 나란히 선 조용기(사진 왼쪽) 목사와 그의 장모인 최자실 목사./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교회1958년 제4회 서울 순복음신학교 졸업식에서 나란히 선 조용기(사진 왼쪽) 목사와 그의 장모인 최자실 목사./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교회



1958년 고(故) 최자실 목사와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전신인 천막교회를 개척한 조 목사는 1962년 목사 안수를 받고 정식으로 목회 사역에 나선다. 단 한 명의 신자로 출발한 교회는 그의 리더십 아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1993년에는 교인 수 70만 명을 넘어서며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의 교회'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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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의 전신인 천막교회 시절 조용기(사진 왼쪽) 목사는 전도사 신분으로 해외 목사의 부흥회에서 통역을 담당했다./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교회여의도순복음교회의 전신인 천막교회 시절 조용기(사진 왼쪽) 목사는 전도사 신분으로 해외 목사의 부흥회에서 통역을 담당했다./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교회


조 목사는 해외로도 눈을 돌렸다. 평생 지구 120바퀴 이상을 비행하며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북미, 중남미 70여 개국에서 교회 부흥활동을 펼친 그의 영향력에 힘입어 세계 개신교계에서 한국 교회의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 1997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가진 성회에는 150만 명의 신자들이 운집해 개신교 사상 최대 집회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92년부터 2008년까지는 세계하나님의성회 총재를 역임하며 제3국 선교활동에 주력했다. 미국 풀러신학교 피터 와그너 박사는 "한국의 조용기 목사는 20세기 후반 들어 가장 강력하게 세계 교회에 영향을 미치는 영적 지도자 중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평가했으며, 미국 리젠트신학대학원장 빈슨 사이난 박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세계 교회에 미친 영향’이라는 세미나 발제문에서 “기독교 성장의 중심과 영향력은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주도할 것"이라며 그 공을 조용기 목사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는 국제교회성장연구원(CGI)을 세워 여의도순복음교회 성장의 비결을 전 세계 목회자들에게 전수하는 데도 주력했다. ‘왕대밭에 왕대 난다’는 그의 말처럼 조 목사의 영향을 받은 제자들은 목회에 성공해 각국에서 대형 교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교회 부흥의 비결로 평신도, 특히 당시 사회적으로 소외됐던 여성을 기반으로 구역을 조직한 점을 꼽기도 했다.

2004년 남태평양 솔로몬군도에서 열린 조용기 목사 초청 부흥집회에 수만명의 인파가 집결했다.2004년 남태평양 솔로몬군도에서 열린 조용기 목사 초청 부흥집회에 수만명의 인파가 집결했다.


조용기(사진 오른쪽)가 퇴임식에서 후임으로 선출된 이영훈 목사에게 담임 목사직 넘겨주고 있다./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사진 오른쪽)가 퇴임식에서 후임으로 선출된 이영훈 목사에게 담임 목사직 넘겨주고 있다./사진제공=여의도순복음교회


평소 “만 70세가 되면 은퇴하겠다”던 조 목사는 자신의 약속 대로 2008년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나고, 신자들의 투표를 거쳐 이영훈 목사를 후임으로 맞았다. ‘부자 세습’이라는 오랜 관행을 깬 민주적 승계는 교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은퇴 후에는 영산 조용기자산재단 이사장을 지내며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지원에 힘써왔다.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다니홀에 마련되며, 조문은 15일 오전 7시부터 받는다. 장례는 한국교회장으로 치러지며,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장종현·이철·소강석 목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장례예배는 18일 오전 8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설교로 진행된다.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오산리최자실국제금식기도원 묘원이다. 유족으로는 희준, 민제, 승제 세 아들이 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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