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내년 세계에서 반도체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최첨단 메모리·파운드리 사업 확대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설비 투자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팹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글로벌 반도체 전(前)공정 팹 투자액이 1,000억 달러(약 117조 원)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SEMI는 한국이 내년 300억 달러로 세계 전체 반도체 투자액의 약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점쳤다. SEMI 측은 "TSMC 생산 거점이 있는 대만이 260억 달러, 중국이 170억 달러로 선두인 한국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EMI는 내년 삼성전자가 메모리·파운드리 등 반도체 산업에 전방위 투자를 예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평택캠퍼스 3공장 가동을 목표로 현재 한창 기초 공사를 진행 중이다. 평택 3공장은 최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30만장을 운영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팹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곳에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파운드리, 첨단 메모리 양산 라인이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또 SK하이닉스도 내년 신규 팹인 이천 M16 생산 능력을 차근차근 늘려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분야별로 보면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팹 투자가 가장 활발할 전망이다.
SEMI는 내년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의 투자액이 약 440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들이 극자외선(EUV) 공정 등 첨단 기술을 파운드리에 확대 적용하면서 투자액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약 380억 달러로 전망된다. SEMI는 D램 및 낸드플래시 분야에 각각 170억 달러, 21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