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SK하이닉스와의 공급계약 지연 루머가 돌면서 전일 주가가 폭락했던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전문기업 하나마이크론(067310)의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하나마이크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72% 급락한 1만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 규모는 전날보다 533% 급증한 710만주로 전체 주식수의 약 1/4이 거래됐다.
지난 5월 하나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1조원 규모의 반도체 후공정 위탁 계약설이 돌면서 석 달 사이 주가가 30% 가량 올랐다. 특히 공급 계약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하나마이크론의 주가는 지난 8월 23일부터 지난 13일까지 단 이틀을 제외하고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급계약 지연 루머에 대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지만,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패키징 외주는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에는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고위 임원진과 실무진 대부분이 하나마이크론과의 반도체 후공정 위탁 계약 및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서명을 앞둔 상황에서, 소수 임원이 단가 협상 등 세부 사항에서 불만을 제기하면서 계약이 지연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른 한 관계자는 “당장 내년부터 SK하이닉스가 국내 반도체 패키징(D램·낸드 등) 물량 처리에 나서야 하는 만큼 절박한 쪽은 하나마이크론이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하나마이크론과 반도체 후공정 위탁계약에 본격 나설 경우 다년간에 걸쳐 베트남 현지 공장에 7,000~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내년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 투자액이 역대 최고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나마이크론의 수주 기대감은 커질 전망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한국의 내년 반도체 전체 공정 설비 투자액은 올해보다 11% 증가한 1,000억 달러(한화 116조 9,600억원)로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b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