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인상을 기존 전망(2023년)보다 앞당겨 내년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풍부한 유동성(자금)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증시가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FOMC 회의 결과를 토대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하반기 또는 2023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26일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리포트를 낸 증권사 20곳 중 절반이 첫 금리 인상 시기를 2022년 하반기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이 내년 연말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봤다.
이들 증권사는 내년 금리 인상을 전망한 연준 위원들이 늘었다는 점을 들었다. 직전 회의인 지난 6월 회의에서는 2022년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7명이었는데 2명이 늘어나면서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의장이 전망하고 있는 것과 같이 내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종료된 이후 금리 인상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내년 하반기 중 연준이 한 차례 금리 인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증권과 KB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8곳은 금리 인상 시점을 2023년 상반기로 점쳤다. 이들 증권사는 내년 중반까지 테이퍼링이 진행되겠지만, 연준이 2022년 이내에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으로 봤다. 금리 인상을 전망한 위원들이 늘어났어도 금리 동결 지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발언들을 종합할 때 파월 의장 등 연준 핵심 지도부의 경우, 2022년 말까지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쪽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하반기 첫 인상을 전망했고, NH투자증권은 2024년 상반기에 가서야 인상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테이퍼링이 끝난 뒤 실제 금리가 인상되기까지는 1년이 걸렸고, 테이퍼링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