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인 GTX는 영어 ‘Great Train Express’의 줄임말이다. 영어를 그대로 풀어 쓴다면 ‘급행 대철도’쯤 된다. 한마디로 정체불명의 명칭인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GTX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작품이다. 지난 2009년 당시 김 지사는 동탄 신도시에서 자신의 GTX 구상을 처음 발표했다. 당시 G의 뜻은 경기도였다. KTX가 한국고속철도(Korea Train Express)이듯 GTX는 경기고속철도인 것이다. 지금도 경기도와 서울을 잇는 빨간색 광역 버스를 ‘G버스’라고 부른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철도경영정책학과 교수는 “경기도가 GTX 구축을 국가 사업으로 제안하면서 G는 ‘Great’로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경기급행철도’를 하자면 정부가 받아들일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서울과 인천도 반대할 게 뻔했다. 김 교수는 경기 도민의 ‘서울 출퇴근 지옥’ 문제를 고민하던 김 전 지사에게 승용차 출퇴근보다 2배 빠른 급행 철도 건설 구상을 제시한 전문가이다.
정부도 GTX 명칭을 놓고 한동안 고민했다. G가 ‘Great’라지만 경기도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나온 게 대도시를 의미하는 ‘Metropolitan’을 활용한 ‘MTX’. 하지만 GTX라는 용어가 이미 익숙해 혼선을 부를 수 있다는 현실론에 밀려 GTX 명칭이 살아남은 것이다. 김 교수는 “철도 명칭에는 나름의 의미를 담아야 한다”며 “MTX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