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4년간 개발한 가정 내 방범 로봇 ‘아스트로(사진)’를 공개하면서 가정용 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사생활 침해 우려도 커지면서 아스트로의 흥행 여부가 ‘편의성이냐 사생활 침해냐'의 리트머스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 시간) 아마존은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인 알렉사를 탑재한 아스트로를 연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성인 무릎 높이(44㎝)의 바퀴가 세 개 달린 몸체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다. 디스플레이에 있는 커다란 두 눈은 카메라 역할을 하는데 일반 성인의 눈높이에서 내부 상황을 보여줄 수 있다. 집에 사람이 없을 때는 집안 곳곳을 감시하고 사람이 있을 때는 움직이면서 명령을 수행한다. CNN은 “아스트로에 비트박스라고 말하자 힙합 비트를 틀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표정을 짓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아마존은 자회사 링의 스마트홈 시스템과 연계해 아스트로가 보내는 정보로 외부인 침입 여부 등을 원격 감시하는 ‘가상 경비원’ 구독 서비스(월 99달러)도 내놓았다. 스마트홈 서비스인 에코에 머물지 않고 보안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데이브 림프 아마존 디바이스 총괄책임자는 “AI 진화를 아름답게 구현한 결과물(Beautiful illustration)”이라며 “5~10년 내로 모든 가정에 가정용 로봇이 보급되고 일상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 부분은 부담이다. 아마존은 앞서 AI 학습을 위해 소비자들이 허락하지 않은 음성 대화를 수집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매튜 과리글리아 일렉트릭프런티어재단 분석가는 “집안을 돌아다니는 바퀴 달린 아이패드를 원하는 사람들을 빼고는 아마존이 만든 로봇을 들이는 데 주저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몇 년 전에 비해 사생활 침해 위험을 많이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해 아마존은 아스트로를 특정 공간에 들어오지 못하게 지정하거나 특정 시간에 비활성화하는 기능을 내놓았다. 장기적으로는 자체 컴퓨터 칩인 AZ1을 통해 음성 명령을 서버로 보내는 대신 디바이스에서 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가격은 애플이 이달 출시한 아이폰13 프로와 동일한 999달러(약 118만 원)다. 대규모 출시 대신 추첨 방식으로 한정 판매해 입소문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