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558억 달러를 넘어서며 한국 무역 역사상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추석 연휴로 조업 일수가 줄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주력 제품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또 전기차와 시스템 반도체 등 신규 유망 산업도 힘을 보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558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5년 만의 월 기준 최고액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올해 7월의 554억 8,000만 달러였다. 이로써 월별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1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했고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도 이어갔다. 다만 수출 증가율은 코로나19 기저효과 감소에 따른 영향 등으로 8월의 34.8%와 비교해서는 다소 줄었다.
품목별로 보면 15개 주력 품목 중 8개가 증가세를 나타내며 수출 상승을 주도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많은 반도체·석유화학·철강 같은 중간재를 비롯해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컴퓨터 등 정보기술(IT) 품목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한국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28.2% 늘어난 121억 8,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월 수출액을 기록했다. 석유화학과 일반 기계는 각각 51.9%, 7.9%씩 수출액이 늘었고 철강제품도 41.8% 증가했다. 전기차(46%), 시스템 반도체(32%) 등 유망 신산업의 수출 역시 크게 늘었고 중소·중견 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농수산식품(5.8%), 화장품(5.6%) 등의 수출 또한 증가했다. 다만 추석 연휴 휴무 등으로 조업 일수가 줄어들면서 조업 일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자동차, 차 부품, 선박 등은 수출액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을 비롯한 9대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인도를 포함한 ‘신남방’ 지역으로의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도 역대 9월 중 가장 많았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4,677억 달러로 역대 같은 기간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수출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은 4분기에 448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면 3년 만에 연간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하고 1,372억 달러 이상 수출 시 연간 수출액 최고치 경신이 가능하다는 게 산업부의 전망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의 역할 외에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중소·중견 기업의 노력이 수출에 큰 몫을 담당했다”며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물류난, 부품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위협 요인이 계속되는 만큼 수출 기업들을 위한 모든 지원 대책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