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로부터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전기가 끊긴다는 통보를 받은 후 직원들에게 야간 근무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어요.” (중국 내 한 부품 업체 직원)
사상 최악의 전력난으로 중국 지방정부들이 전력 공급을 제한하면서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협력사들도 부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전 세계적인 ‘연말 특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전력난이 지속될 경우 공급망에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중국에 거점을 둔 협력사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장쑤성·광둥성·저장성 등 산업용 전기 공급이 제한된 중국 10여 개 성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의 협력사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 시간을 줄이는 등 비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HP 등 글로벌 기업들의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아울러 퀄컴·엔비디아·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 역시 중국에 위치한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의 공정이 지연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에 거점을 둔 협력사들은 이달까지는 재고로 버티고 있으나 전력난이 더욱 심화될 경우 공급망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이폰 공급 업체의 한 임원은 니혼게이자이에 “현재로서는 상황을 통제할 수 있지만 이달 재고가 바닥난다면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협력사는 이미 지난달 중국의 전력 공급 제한으로 목표한 생산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7일) 기간에도 직원들에게 추가 근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생산 업체 중 하나인 페가트론도 필수적이지 않은 전력 사용량을 낮추면서 전체 전력 소비량을 10% 이상 줄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전력난이 이달 중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FT는 중국 내 부품 생산 차질이 반도체 문제로 인해 가뜩이나 경색된 자동차 공급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