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할매글꼴을 제작한 경북 칠곡군이 한글날을 앞두고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빗대어 국민들이 널리 편하게 칠곡할매글꼴을 이용하라는 의미인‘용민정음(用民正音)’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칠곡군은 6일 군청 갤러리에서 칠곡할매글꼴 의미와 가치를 알리고 한글 사랑운동 확산을 위해 칠곡할매 굿즈 전시회를 열었다.
칠곡할매 굿즈는 칠곡할매글꼴을 활용해 칠곡군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병풍, 술잔, 부채 등의 30여 점의 홍보 물품으로 15일까지 전시한다.
이날 행사는 일제 강점기 조선어학회를 창립하고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만드는 등 우리말 보급과 교육에 앞장선 외솔 최현배 선생의 손자 최홍식(68) 교수가 참석해 칠곡할매글꼴을 만든 다섯 명의 할머니와 만났다.
최 교수는 한글날을 기념하고 훈민정음 낭독 등을 위해 이날 전시장을 찾았다.
칠곡할매글꼴을 제작한 추유을(87·아래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할머니는 최현배 선생의 제사상에 올려달라며 자신이 직접 재배한 햅살을 손자에게 전달했다.
일제 강점기 시절 한글을 지키고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쉽게 한글을 배울 수 있도록 대중화 시켜준 최현배 선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손자 최 교수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대표이사, 한글학회 재단이사, 외솔회 명예이사장, 연세대학교 이빈후과 명예교수 등을 역임하며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과학화에 기여했다.
최 교수는“한글은 우리 민족의 얼과 정신임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조차도 외래어를 무분별한 남용하고 있어 안타깝다”며“칠곡할매글꼴을 통해 우리말과 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전국으로 확산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선기 군수는“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칠곡할머니들은 가난으로 자신의 의지와 노력과는 상관없이 한글을 배우지 못해 어리석은 백성이 되었다”며“세종대왕은 어리석은 백성을 위해 한글을 만들었기에 칠곡할머니들은 훈민정음이 추구하는 정신을 가장 잘 구현했다. 칠곡할매글꼴에 국민적 관심과 성원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칠곡군은 지난해 12월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친 할머니 400분 중 개성이 강한 글씨체를 선정해 칠곡할매글꼴로 제작했다.
글꼴은 글씨체 원작자의 이름을 딴 칠곡할매 권안자체, 칠곡할매 이원순체, 칠곡할매 추유을체, 칠곡할매 김영분체, 칠곡할매 이종희체 등 5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