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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비즈] 포스코, 수소환원제철로 ‘친환경 철강 역사’ 주도한다

포스코, 수소환원제철로 기술로 친환경 철강 시대 포문 열어 나가

유럽·중동·중국·일본은 샤프트 방식 추진…하이렉스는 포스코가 유일

기술 표준 아직 정해지지 않아…공동개발 의사 가진 철강사 있을 전망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후발주자 중 협력 타진 국가 나올 가능성”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1공장 전경./사진 제공=포스코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1공장 전경./사진 제공=포스코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로 세계 친환경 철강 역사를 주도한다. 시작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공동개발 파트너 찾기다. 지난 6일 막을 연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ls)에서 포스코의 하이렉스(HyREX) 기술을 최초 공개했다. 수소환원제철은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꿈의 제철 기술’로 불리지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철강사들의 공동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유럽·중동·중국·일본은 샤프트 방식 추진…하이렉스 방식은 포스코가 유일


수소환원제철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유럽·중동·중국·일본을 중심으로 한 샤프트형 미드렉스(Shaft Midrex) 방식이 한 축이다. 샤프트형은 철광석을 펠릿 형태로 가공하는 공정이 필수다. 값비싼 펠릿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에서는 비용 및 조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펠릿의 원료인 철광석 자원이 한정적이고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샤프트형 미드렉스 방식 개발에 많은 나라가 뛰어드는 건 이들 나라가 샤프트형 고로로 철을 생산해왔기 때문이다. 샤프트형 고로는 고온으로 가열한 액화천연가스(LNG)를 펠릿 사이로 보내 철을 뽑아낸다. 여기서 LNG를 수소로 바꾸면 수소환원제철이 된다.

그린수소를 활용한 하이렉스(HyREX) 수소환원제철 공정도./사진 제공=포스코그린수소를 활용한 하이렉스(HyREX) 수소환원제철 공정도./사진 제공=포스코



포스코는 철광석을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같은 경우, 샤프트형 미드렉스 방식보다는 하이렉스 방식이 수소환원제철에 더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또 포스코의 파이넥스(FINEX) 기술을 활용할 경우 샤프트형 미드렉스보다 빠른 시간 내 수소환원제철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파이넥스는 수소환원제철과 가장 근접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에 넣지 않고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라는 설비를 통해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환원제로는 공정 중에 발생하는 수소 25%, 일산화탄소 75%를 사용한다. 수소 비중이 100%까지 높아지면 수소환원제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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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파이넥스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해외 제철소가 활용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정부와 협의 끝에 하이렉스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해 해당 기술을 공개하기로 했다. 하이렉스 기술 상용화를 위한 장벽 하나를 걷어낸 셈이다.

기술 표준 아직 정해지지 않아…공동개발 의사 가진 철강사 있을 것


여기까지만 보면 포스코의 하이렉스 개발 과정은 고독해 보인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아직 기술 표준도 정해지지 않은 신생 공법이란 점이다. 즉, 포스코가 하이렉스의 특장점을 세계 철강사에 설득력있게 설명한다면 공동개발 파트너를 구하는 게 요원한 일만은 아니란 것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은 전 세계적으로 기술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포스코 하이렉스 기술의 친환경·현실화 가능성을 적극 설명한 후 공동개발의사를 가진 철강사가 있을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곳을 중심으로 협력을 타진하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가 하이렉스 기술 공유에 앞장서는 것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서다. 수소환원제철은 전 세계 철강사 모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다. 수소를 900도 이상 가열해 연속공정을 구현해 본 나라는 한 곳도 없다. 메인 공정 전 기술 개발 차원에서 서로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슈와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공동개발하는 국가가 많을 수록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시기는 앞당겨진다는 게 철강업계의 상식이다.

이번 수소환원제철 국제 포럼은 오는 8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6일에는 에드윈 바쏜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과 알란 핀켈 호주정부 저탄소 특별 고문이 각각 ‘저탄소 시대를 위한 철강산업의 도전과 역할’과 ‘수소 생산, 공급, 조달 등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핀켈 고문은 “호주 정부는 최우선 기술 개발 목표로 청정 수소 생산, 전기 저장기술 개발, 제로 탄소배출 철강 및 알루미늄 제조를 두고 있다”며 “성공은 한국을 포함한 국제적 파트너십에 달려있다”고 협업을 강조했다. 포스코와 스웨덴 SSAB의 최고기술책임자가 나와 수소환원 제철 기술 개발 동향 등도 공유했다. 둘째 날에는 세계철강협회,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문가 등이 그린철강 시대로의 전환에 필요한 인프라 및 자원을 살펴보고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제시한다. 포스코는 세계철강협회 정기총회 등을 통해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결과를 공유하고, 포럼의 정례화를 제안해 글로벌 철강업계의 탄소중립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서종갑의 헤비(HEAVY)뉴스’는 조선·해운·철강·기계·방산·상사 등 중후장대 산업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는 연재입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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