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취임 1주년 맞는 정의선…"인류가 원하는 곳 가도록 하는 게 소명"

UAM은 '자유로운 이동' 주요 축…2030년 지역항공 제품 선보여

"기후변화 해법은 우리의 의무" 제네시스 전 모델 2025년 전동화

2040년은 수소대중화 원년, 2028년 모든 상용차에 수소전지 적용

로보틱스도 대폭 투자 "기술 자체가 목적 아닌 인간을 위한 수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징./사진제공=현대자동차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징./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현대자동차·기아 등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낸 정 회장은 최근 수소연료전기차·배터리전기차 등 친환경화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 등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1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그간 정 회장은 사내 UAM사업부 관계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는 소신을 밝혀왔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올해 새해 메시지를 통해서도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의선(왼쪽 두번째부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서울경제 DB정의선(왼쪽 두번째부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서울경제 DB


현대차그룹은 UAM 사업을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회사의 지향점을 실현하는 중요한 축으로 보고 적극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구체적인 UAM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독보적인 효율성과 주행거리를 갖춘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도 추진한다.

UAM 이착륙장 관련 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을 비롯해 LA 등 미국 주요 도시, 싱가포르 등과 신규시장을 열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UAM 법인 설립, 항공우주 기술 개발 전문가 영입 등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미래 세대에 대해 "전지구적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임과 의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신념은 수소연료전기차·내연기관차의 전동화 전략으로 구현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 융합으로 자동차를 경험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5, EV6, GV60를 차례로 출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 상품성, 안전성은 물론 V2L(Vehicle to Load) 등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중장기 전동화 계획도 구체화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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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역시 정 회장이 생각하는 미래와 지구, 인류를 위한 솔루션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그룹 내에서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들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지 않느냐”고 강조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9월 열린 ‘하이드로젠웨이브’ 행사장에서 트레일러 드론 앞에 서 있다./서울경제DB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9월 열린 ‘하이드로젠웨이브’ 행사장에서 트레일러 드론 앞에 서 있다./서울경제DB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개최한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는 정의선 회장이 그리고 있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입체화 했다.현대차그룹은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기술, 수소모빌리티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키로 하고,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kW급, 200kW급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시제품도 선보였다.

정 회장은 기후변화 이슈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실질적 해법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고, 현실화하기 위해 수소의 글로벌 공감 확산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첫 공식행보로 국내 수소경제 컨트롤 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올해는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수소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CEO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 출범을 주도했다. 해외에서도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등을 맡아 수소의 글로벌 의제화에 기여했다.

정의선(앞줄 오른쪽 첫 번째)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공영운 부사장이 지난 9월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차 국회모빌리티포럼 세미나에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시연을 보고 있다./=서울경제DB정의선(앞줄 오른쪽 첫 번째)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공영운 부사장이 지난 9월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차 국회모빌리티포럼 세미나에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시연을 보고 있다./=서울경제DB


정 회장이 적극 투자하고 있는 또다른 사업 중 하나가 바로 '로보틱스' 분야다. 그는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하고, 올해 6월 M&A를 완료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출시한 4족 보행로봇 스팟(Spot),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 AI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한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MEX)’ 개발자들에게 “이 기술이 필요한 사람은 소수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분들의 꿈을 현실로 이뤄줄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중 누구에게도 이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인류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니 최선을 다해 개발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로보틱스는 기술 자체가 목적이 아닌, 오로지 인간을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의 연장선상이다.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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